[단독] 배민 라이더 폭행 논란...당사자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

이승훈 승인 2023.12.01 08:56 의견 0
실명 위기에 이른 심각한 폭행을 당한 배달원 A씨의 모습 / 사진=JTBC방송화면


주류를 배달하다 고객에게 전치 6주에 이르는 심각한 폭행치상을 당한 배달의민족 라이더(배달원) 사건에서 당사자인 고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정치인 B 씨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B 씨는 2차례에 걸쳐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한 바 있다. 또 문재인 정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교육 및 복지분과 전문위원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본지에 이 사실을 최초 제보한 배달원 A 씨는 "가해자인 고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정치인 B씨"라며 "B 씨가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최종경선에서 탈락했다"고 밝혔다.

A씨는 "어떻게 정치인이 시민을 무차별 폭행할 수 있느냐?"며 "평소의 말과 행동도 많이 달라 위선적"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은 지난 11월 27일 방송을 통해 배달원 폭행 사건을 다뤘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취업준비생 A 씨가 주류를 배달하는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고객의 주민등록증 신분 확인 절차를 진행하다 불만을 품은 고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A 씨는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고객에게 배달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과 소주 3병을 배달했다.

집 앞에 도착하자 50대로 보이는 남성이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50대로 보이긴 했지만 배달의민족의 배달 규정상 주류 주문 시 무조건 대면으로 신분증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A 씨는 이 손님에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고객은 "아저씨 나한테 지금 시비 걸어요?"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고 한다.

A 씨는 "죄송한데 저희가 신분증을 무조건 확인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서 보여주셔야 한다"라고 사정을 설명하고 "시비를 거는 게 아니다"라며 신분증 확인을 재차 요청했다. 그러나 고객은 A 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A 씨를 세게 밀쳐 넘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왜 때리시는 거냐. 내가 무얼 잘못했냐"며 "저는 규정대로 해야 할 뿐이고, 손님한테 시비 걸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왜 밀치시냐.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한 A 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고 '현장에 바로 출동하겠다'는 경찰의 답을 듣고 A 씨가 전화를 끊자, 고객은 "신고 다 했냐? 그럼 맞아야지"라며 갑자기 공격했고, A 씨는 눈 주변을 주먹으로 맞으면서 바닥에 쓰러졌다고 한다.

A 씨가 웅크린 채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데도 고객은 주먹과 발, 무릎 등을 써서 구타를 계속했다. 결국 A씨는 피투성이가 되도록 폭행을 당해 안와골절을 포함해 전치 6주 수준의 상해를 입었다. "실명 위기"라는 의사의 소견도 있었다.

그러나 고객 B 씨는"배달원 A 씨가 먼저 폭행을 해서 정당방위 차원에서 대응한 것 뿐"이라며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있어 사안은 복잡하다. '쌍방폭행의 무고'내지 '과잉방어'를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당시 주변에는 CCTV가 없어 서로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들은 없다.

본지 자문역인 조판제 변호사는 "입증이 곤란한 사건"이라며 "일관된 진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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