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그의 경영 전략, 행보가 미국의 전기자동차 및 에너지와 인공지능 등 신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22일 (미국 현지시간) 자신의 X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리트윗 하면서 트럼프 지지 의사를 간접적으로, 다시 밝히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22일 한 AI 동영상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추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휠체어에 앉아서 런웨이를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영상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등장한다. 비록 죄수복이 연상되는 주황색 옷을 입고 있지만 당당하고 힘찬 모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주 잠깐 등장하고 존재감 없이 사라진다.
▼ interdimendion.tv의 패러디 AI 영상 'Runway of Power'
Runway of Power
Featuring the world's most powerful individuals on the Runway.Made with Midjourney and Luma Labs. Hope you enjoy!#ai #midjourney
https://www.youtube.com
일론 머스크는 interdimendion.tv의 작품을 리트윗하면서 "Nice Work"라는 글을 덧붙였다.
아마도 휠체어에 앉은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나 잠깐 등장했지만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일론 머스크는 만족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X Strategies의 수석 디지털 전략가 그렉 프라이스(Greg Price)가 해리스 부통령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연이어 리트윗했다.
그렉 프라이스(Greg Price)가 올린 트윗에 첨부된 영상은 카멀라 해리스가 정치적올바름(PC)주의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과 존재감 없는 모습을 강조하는 영상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Imagine 4 years of this (이런 것을 4년 동안 보는 것을 상상해 보라)"라고 글을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는 과거, 정치적 지지 의사 표명을 삼가한다는 언급을 한 바도 있다. 한때 트럼프를 반대했지만 최근까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삼가 왔다. 그러다 지난 13일 트럼프 총격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두 달 전 투자자 넬슨 펠츠의 저택에서 열린 공화당 지지자들의 모임에 참가했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합법화되고 민주주의는 끝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텍사스에 거주하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공동창업자인 조 론스데일의 말을 인용하며 “머스크는 텍사스가 민주당으로 돌아선다면 자신의 사업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렇게 지지를 번복하는 이유는 당연히 자신의 사업의 이해득실 관계 때문이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가 중장기적으로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21일(현지시각) 트럼프가 11월 대선에 승리하면 “테슬라가 내세우는 기업 목표인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이 위협받을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구매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트럼프 당선 후 폐기하면 차량 판매당 수익성에서 경쟁 업체들에 우위를 보이던 테슬라가 판매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나는 전기차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일론이 환상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머스크의 지지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신재생에너지와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 부정적이다.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지지가 일론 머스크에게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더버지는 "머스크가 트럼프를 도와서 그를 백악관에 입성시킨다면 테슬라가 단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수도 있다"고 했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줄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업황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테슬라로서는 잃을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는 트럼프 집권기에 한해서 일시적으로 그치고 장기적으로는 다시 정치적 지지를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22일(미국현지시간)부터 가격 인상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기자동차 업계에서는 현재 미국의 전기자동차 수요가 바닥을 치고 다시 반등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 속에 테슬라는 미국에서 2가지 주력 모델인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을 최근 2천달러씩 인상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개시했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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