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개 인공지능윤리, 사람을 위해서 필요하다

윤리는 사회적 관계에서의 질서를 위한 외향적 자율 규범이라고 할 때
로봇개는 의식없다는 이유로 학대 허용하면 진짜개 학대 이어질 가능성
강인공지능 자율성을 근거로 로봇개 윤리 필요하다는 주장은 허황

이승훈 승인 2022.11.11 10:00 의견 0
로봇개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에 대한 로봇개의 안정성을 실험하는 모습 /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홍보 자료


로봇 개(Robot Dog)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로봇 개를 밀치는 장면에서 로봇 개는 학대 받고 있는 것일까?

한눈에도 생물체인 개가 아니라 무생물 체인 로봇임을 알 수 있지만 생물체인 개를 연상하면서 학대받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떠올린다.

로봇 개를 학대하지 않는 로봇 개 윤리가 필요할까? 이와 관해서 대중적으로는 로봇 개를 학대하면 안 된다는 로봇 개 윤리가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술적으로는 반론이 만만찮다.

로봇개를 발로 차는 등 학대하는 혹은 학대하는 듯한 행위에 대한 규범적 판단과 관련해서 먼저, 영국 셰필드 대의 노엘 샤키 교수는 "그것이 비윤리적이냐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은 로봇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느냐는 점일 것"이라면서 학대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로봇 개아 자기보호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고통이라는 상황을 입력해서 그 입력된 상황에 반응을 할 수도 있다. 이때도 생명체가 느끼는 고통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학대가 성립하지 않고 윤리가 필요 없다는 결론으로 이를 것이다.

아일랜드 국립대학의 필 맥과이어 교수는 "의식이란 제한된 기억을 사용하고 유한한 시간을 가진 물질적 기계에서 창조될 수 없다"라면서 역시 학대가 성립하지 않고 윤리가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또 옥스퍼드대 미래 인간인류연구소의 앤더스 샌드버그 교수는 "모방품을 다루는 것은 인형을 다루는 것과 같다. 그것은 도덕적으로 의무적이지 않지만 동정심에서 우러나는 생각일 뿐이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복제 쥐에 대한 실험은 윤리 이슈를 낳는다. 그러나 로봇 쥐에 대한 실험은 윤리 이슈를 낳지 않는다"며 학대가 성립하지 않고 윤리가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고 스티븐 호킹 교수와 그의 딸 루시 호킹 / 사진=퍼블릭도메인


한편, 최근 국제인공지능 윤리협회의 전창배 이사장은 미래에 기술이 발전해서 인공지능이 자율성을 가질 때를 생각하면 로봇 개 윤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창배 이사장이 말하는 '인공지능의 자율성'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자율성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강한 인공지능'으로서 인간과 같은 진짜 의식을 말하는 것이라면 개발이 하세월이고 만약 그런 '강한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스티븐 호킹 교수가 말하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류멸망"이라는 파국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전창배 이사장이 말하는 로봇개 윤리 주장의 근거는 다소 허황되며, 현실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윤리(에틱, 에티켓)는 사람들 사이의 외향적 규범을 말하며 도덕(모럴)은 자신을 향한 내향적 규범을 말한다. 윤리 이슈는 직접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된다. 사회 질서 차원에서 인간 행동에 규범적 질서를 형성한다.

로봇 개 기술이 발달해서 외견상 생명체인 진짜 개와 구분이 힘들 정도로 로봇 개를 만들어 낸다고 할 때 그 로봇 개가 생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학대 행위가 성립하지 않으며 윤리가 필요 없다고 하면 그것이 생명체인 진짜 개에 대한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때 발생할 수 있는 규범적 사회 질서의 와해를 생각할 때 이를 막기 위해 로봇 개는 생명체가 아니고 의식이 없고 고통이 없지만 외견상의 학대 행위를 금지해야 하고 윤리 규범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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