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 베트남남성 국제결혼은 국적세탁이라는 혐오보도
한국언론들의 인종주의적 동남아 혐오 보도를 우려한다
베트남 출신 한국인 여성의 베트남 남성과 재혼은 당연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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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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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여성의 국제결혼 대상국에서 1위가 베트남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가 매우 불량하다. 기사에 인종주의와 차별의식이 글 밑바닥에 깔려 있다.
기사 요지는 '베트남 남성과 결혼하는 한국 여성의 거의 대부분이 베트남 출신 여성으로서 한국으로 결혼 이민으로 와서 한국 국적을 얻은 후에 이혼한 뒤에 베트남 남성과 결혼을 하기 때문에 한국 여성의 국제결혼 대상국에서 1위가 베트남이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언론은 이에 대해 "브로커의 작업"에 의한 "조직적인 국적세탁"을 운운하면서 "편법이 활개를 치는 것을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 언론의 주장이 말이 되는지 따져보자.
베트남 여성은 결혼하는 연령이 낮다. 보통 베트남에서 여성들은 20대 초반에 결혼한다. 국제결혼도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20~25살 정도에 한국인 남성과 국제결혼을 한다.
국제결혼 후 대략 10개월쯤에 한국어 능력 시험에 통과를 한 뒤에 입국을 한다. 그리고 한국에 입국 후 3~5년쯤 지나면 귀화 시험을 친다. 시험은 쉽지는 않지만 60점 이상만 받으면 합격이라서 한 70~80%가 합격한다. 꽤 어려운 질문들이 많아서 결국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귀화 시험에 합격하면 한국인이 된다. 한국인이 되었으면 그냥 한국인이지 '토종'한국인들은 이를 꼭 베트남 출신 한국인이니 베트남계 한국인이라고 하면서 구별을 짓는다.
그러다가 그 한국인 여성이 이혼을 하게 되면 그 베트남 출신 한국인 여성은 한국에서 대략 한 5~10년 정도 살아온 상태다. 나이는 20대 후반~30대 초중반쯤 된다. 그 정도면 여성은 한국에 직장도 있고 기반이 잡혀있다.
이 여성이 물론 한국인 남성과 재결혼할 수도 있는데 거의 대부분은 베트남 남성과 재결혼한다.
왜냐면 한국인 남성들이 그 베트남 출신 여성과 결혼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인 남성에게는 아내의 현 국적이 아니라 출신이 중요하다. 즉, 한국인이지만 베트남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한국인이 아니라 베트남 출신이라는 점을 더 의식한다. 게다가 거기에 '이혼녀'라는 낙인도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연 한국인 남성 가운데 베트남 출신의 한국인 이혼녀와 결혼하려고 하는 한국인 남성이 얼마나 있을까? 필자가 알기로는 그런 한국인 남성은 사실상 찾기 불가능하다. 그런 한국인 남성 없다.
왜냐면 한국인 남성이 베트남 출신 여성과 결혼을 한다고 할 때, 현재 베트남에 있는 이혼 경력 없는 20대 초중반 베트남 국적 여성, 처녀와 결혼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 번 이혼한 여성은 또 이혼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거의 대부분 그 베트남 출신 한국인 여성에게는 대부분 아이가 하나 혹은 둘 이상 있다. 베트남 여성이 특히 자녀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모계 대가족 본성이 강하다.
그럼 그 아이를 가진 베트남 출신 한국인 여성은 누구와 결혼할까? 당연히 베트남 출신 남성이다. 이걸 문제 삼으면 그 여성은 '재혼은 꿈꾸지 마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런 과정에 이를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10여 년 정도 된다. 그런데 브로커가 이 10년의 과정을 설계하고 개입했다며 '조직적인 국적세탁' 운운하며 의심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다.
브로커가 개입해서 고의로 처음부터 10년의 계획을 세워 계획적으로 결혼과 이혼 그리고 베트남 남성과 재결혼을 시도한 사례가 발견되기라도 했나? 전혀 없다. 그럼에도 그런 망상을 언론이 한다.
언론의 보도는 매우 유감스럽다. 아닌 게 아니라 모 커뮤니티에서 이렇게 베트남 출신 한국인 여성들이 이혼을 하게 된 후 어쩔 수 없이 베트남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비난하고 인종차별을 마구 저지르고 있다.
언론이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편승해서 인종차별에 앞장서고 있으니 참 유감스럽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lsh.repcono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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