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친일, 김대중의 친일과는 다르다

김대중은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함께 사죄"이끌어 낸 후 친일
민주주의는 수단과 절차도 결과만큼 중요...밀어붙이기 곤란

이승훈 승인 2023.03.21 11:00 의견 0
조선일보 3월 7일자 방송 화면 캡쳐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친일파·매국노"라고 비난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야당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 친일파·매국노라면 김대중 대통령도 친일파·매국노"라고 반박했다.

조해진 의원은 21일 오전 SBS FM라디오 방송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본 외교를 비난하는 이재명 대표와 야당을 향해 반박하며 김대중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같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친일파·매국노라면 김대중 대통령도 친일파·매국노"라는 것이다.

조해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놓고도 개선하려는 시도를 않았다"면서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어려운 결단으로 한일관계 정상화의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했다.

조해진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이 친일파·매국노라면 김대중 대통령도 친일파·매국노"라는 논리는 조선일보가 만들어낸 논리를 그대로 따른 논리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7일자 사설에서 "민주당 식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원조 친일, 굴종 외교 아닌가"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옹호하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와 조해진 의원의 주장은 어폐가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긍정적인 친일파'라면 윤석열은 '부정적인 친일파'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본 정부로부터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 통절(痛切)한 반성과 함께 사죄한다"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사죄까지 받아냈다.

이렇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으로부터 반성과 사죄를 받아 낸 이후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과거를 무조건 덮고 미래만을 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놓고 볼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일본이 이미 사과를 많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수의 한국 국민들은 일본이 전 아베 총리 등장 이후로 일본이 사과를 식언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옳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강제동원 배상 책임문제를 덮고 비판 여론을 무시하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곤란하다. 민주주의에서는 수단과 절차도 결과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평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