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했지만 '블랙먼데이'는 오지 않아

기술주 위주 나스닥, 금리동결 기대감에 오히려 상승
세계 각국, 위기 상황 예의 주시하며 증시 하락세 보여

이승훈 승인 2023.03.13 11:00 의견 0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퍼블릭도메인


지난 주말 미국 SVB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으로 월요일에 증시에 큰 타격(블랙먼데이)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증시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다우산업)는 장초반 약세로 시작했지만 이내 반등했고 소폭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성장주 위주의 나스닥은 악재 기반영 및 기준금리 인상폭 하락 기대감의 영향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13일 장 마감시에 다우산업지수는 31,819.14로 지난주말 대비 90.5 (-0.28%)하락했다. 나스닥은 11,188.84로 지난주말 대비 49.95(+0.45%)상승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주주나 경영자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은행 예금자나 정상적인 거래 관계자들은 모두 보호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재빠른 유동성 공급 조치로 파장을 최소화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등은 예금 전액을 보호하고,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새로운 기금(BTFP)'을 조성키로 했다.

이러한 조치가 가능한 이유는 SVB 파산이 일부에 해당해 미 당국이 충분히 유동성 공급으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증시는 중국과 유럽 증시 모두 일제히 하락했으며 한국 증시 역시 하락했다.

이번 SVB사태에 대한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일단 경기침체의 징조라는 해석이다. 도이치방크 전략가 사라벨로스는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원자재와 주식의 경기순환도 약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기술주에 한하는 현상일 뿐이라는 해석도 있다. 커먼웰스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런 CIO는 "2008년과 달리 정부는 문제를 뒷처리 하는 게 아니라 앞서 나가고 있기에 이번 사태는 금융위기가 아니라 기술 붐의 종식 수준"이라며 "기술에 대출해주던 은행들이 사라지고 대형은행만 남게 되면 이들이 대출과 위험을 축소하려고 할 것이기에 경제성장은 둔화하고 기술 붐은 당분간 사라져 단기적인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로 예정된 연준의 금리 발표에서 금리동결을 전망하는 의견이 많아졌다. KKM파이낸셜 설립자 제프 킬버그는 "SVB 사태 여파로 채권 수익률이 떨어졌고 앞으로 몇 달 간 연준은 매파적일 수 없다"며 "채권 수익률도 계속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SVB사태 이전에는 빅스텝 인상이 시장의 다수 의견이었고 베이비 스텝 인상이 소수 의견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빅스텝 인상을 전망하는 견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동결을 예상하는 견해들이 다수 의견이고 베이비 스텝 인상을 예상하는 견해들이 소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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