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공매도 금지 첫날, 자산시장 왜곡 우려 속에 주가는 폭등
2차전지주 에코프로 등 상한가 기록...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이탈 전망
유종민
승인
2023.11.06 22:39
의견
0
주식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다는 금융위원회의 발표가 나온 뒤 첫날인 6일,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을 열어 오는 6일부터 다음해 6월말까지 8개월 동안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홍콩 소재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에서 500억원 대 불법 공매도가 적발됨에 따라 제도를 개선하기 앞서 선제적으로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갑작스러운 공매도 금지 조치 이유를 밝혔다.
공매도는 주식, 채권 등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식 투자에서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판 뒤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6일 코스피 지수는 5.66%상승해 2,502.37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코스닥 지수도 7.34% 상승해 839.45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공매도 대상으로 알려진 2차 전지회사 에코프로의 주가는 공매도 금지 덕분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63만 원대에서 82만 원대로 뛰었다. 또 다른 2차 전지회사 신소재 회사들인 엘앤에프(25.30%), LG에너지솔루션(22.76%), 포스코홀딩스(19.18%)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번 공매도 금지 건으로 증권가와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찬반 양론이 뜨거웠다.
공매도를 찬성하는 의견들은 주로 개인투자자들로서 이들은 그동안 공매도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운영되어 왔고 최근들어 공매도 물량이 지나치게 늘어났다면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라도 금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며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로 더 이상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큰 거품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의 한 간부는 이번 조치가 정부 관료들의 정략적인 목적하에 기획된 것이라며 정치의 후진성에 씁쓸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로 국내 증시가 반등하면서 기존 공매도 물량의 숏커버가 발생해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들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증시가 후퇴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주식 공매도가 금지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첫 번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당시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자 우리 금융당국은 그해 10월1일부터 다음해 5월31일까지 8개월간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했다. 두 번째는 2009년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다시 크게 흔들리자 그해 8월10일부터 11월9일까지 3개월간 전 종목의 공매도를 또 금지했다.
코로나19 위기 때인 2020년에도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전 종목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한시적으로 단행했다.
저작권자 ⓒ 평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