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이 연일 전쟁 위협을 하면서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때문에 동북아 정세 불안정도 심화되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정세 전문가 일각에서는 낮은 가능성이지만 2024년에 한국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솔솔 나오고 있다.
개인적인 전망을 하자면 북한이 실제 무력 전쟁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지난 1년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과 전쟁물자들이 너무 많다. 당장 전쟁을 준비하는 나라가 보일 행동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무력, 핵 전쟁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가정은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한다. 만의 하나, 0.01%의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것이 국방이기 때문이다.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은 가능성이 훨씬 높다.
재래식 무기를 통한 국지전에는 한미 동맹이 충분한 억지력을 가진다. 그러나 핵전쟁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핵 무기가 사용된다면 전쟁에 이기고 지는 것이 의미가 없다. 물론 북한도 같이 몰락한다.
필자는 북한이 입전쟁을 시작한 이유가 바로 제7차 핵실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요 이상 러시아를 자극했다. 결국 노태우 정부가 이룩한 북방외교가 붕괴되면서 러시아는 핵무기와 미사일 관련 핵심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게 됐다. 제7차 핵실험을 앞둔 북한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더불어 한국은 경제적으로 막대한 러시아 시장을 잃게 됐다.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 캄캄하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발언 이후 푸틴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거듭 나왔다. 그 후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하기까지 했지만, 당시 한국 여론은 러시아가 얻는 것이 없이 북한에 퍼줄 리가 없다며 푸틴의 경고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사실 여론이라고 할 것도 없다. 아무도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았다. 페북에서 국제정세를 다루는 한 인플루언서가 쇼이구 국방장관의 몰락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는 러시아가 아프리카 외교가 시급한 상황에 쇼이구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쇼이구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을 맡은 것이기 때문에 쇼이구 국방장관의 몰락이 예상된다는 글을 올렸다.
필자는 그 인플루언서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북러가 정치 군사적으로 밀착되면서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즉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발언이 북방외교를 붕괴 시키며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한국 언론들도 마찬가지로,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는 것에 대해서 논평 기사 하나라도 내는 언론들이 아예 없었다. 그러다가 외신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을 계속 중요하게 다루니까 그제서야 한국 언론들도 덩달아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중요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밀착하면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는다. 포탄 등 전쟁 물자가 부족한 러시아는 장기전을 수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북한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시적으로 포탄이 부족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수비전 중심의 장기전은 자칫 패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러시아는 최고급 군사기술, 핵무기 기술과 미사일 기술을 북한에 이전해줌으로써 정치적으로도 "러시아는 배신하는 나라에게 보복을 반드시 한다"는 평판을 얻는 이익이 있다. 그러므로 러시아의 북한과의 관계 밀착이 러시아게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게다가 당시, 그리고 현재 상황이 엄중했다. 북한은 제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다. 필자는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러시아 무시, 그로 인한 북방외교의 붕괴를 매우 우려했었다.
참고로 제7차 핵실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노무현 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문재인 수석이 '대북송특검'사태를 초래하며 햇볕정책의 '트리거 전략' 구조를 파괴했다. 햇볕정책이 사실상 노무현 정부에서 실패로 귀결된 것이다. 그 뒤로 북한은 2006년부터 최근 2017년 6월 핵실험까지 6차의 핵실험을 수행했다.
이윽고 북한은 2017년 11월 대륙간 탄도 미사일 화성 15형 발사를 성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북한은 2018년 4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발적으로 핵실험장을 폐기하면서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당시 국내의 여론은 보수진영에서는 전쟁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리가 없다며 애써 부정하고 있었고 진보진영에서는 이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며 기대에 들떴다. 필자는 보수와 진보 진영 의견 모두에 반대하며 미북 정상회담은 반드시 열리지만 성과 없이 끝나며 미국과 북한은 단지 시간만 벌 뿐이라고 주장했었다.
결국 필자의 예상대로 미북 정상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고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도 폐기됐다. 문재인 정부 말년인 2022년 1월 북한은 "핵 무력 건설의 중단 없는 강행 추진"을 선언하고 3월에는 화성 17형 ICMB 발사, 핵실험장 복구를 하여 핵 개발 중단 선언은 공식적으로 파기됐다.
지금까지 제1, 2, 3, 5차 핵실험은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탄 실험이었고 제4, 6차는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수소탄 실험이었다. 앞으로 나올 7차 핵실험은 전술핵 역량 검증 실험 (소형 수소탄 검증 실험 포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7차 핵실험에서 전술핵 검증 실험이 성공하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이 가능해지고 요격 회피 성능을 강화한 신형 전술 유도탄, 극초음속 미사일 등에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해진다.
또 MIRV 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 도 개발 가능해진다. MIRV는 대기권 밖으로 발사됐다가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탄두가 다탄두로 분리되면서 핵폭격을 하는 미사일로서 방어요격이 매우 힘들다. MIRV는 현존 핵무기, 현존하는 모든 무기 가운데 가장 강력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전술핵에서 원자~수소탄까지, 소형~대형까지, 대륙 간은 물론이고 실질적으로 한반도 전쟁에서 국지전까지 매우 유효하게, 강력하게 쓰이는 전술핵 전력이 제7차 핵실험으로 완성된다.
이게 사실 매우 고도의 군사 기술이 필요해서 북한 혼자서는 이루기 힘든 엄청난 군사적 진보다. 그런데 이번에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해서 고급 핵 기술 미사일 기술을 전수하게 되면서 북한은 드디어 제7차 핵실험이 가능하게 됐다. 북한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고 한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요 이상으로 러시아를 자극한 대가를 치르게 됐다.
그래서 필자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과 보수우파 지식인들을 물가에 내놓아진 어린아이처럼 위태위태하게 보고 있다. 정치와 경제와 외교에서 너무나 엄청난 실수를 수시로 저지른다.
이왕 이렇게 엎어진 것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가 문제인데... 일단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한국은 핵무장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국의 핵무장론은 김대중 정부 이래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금기시되었던 발언이다. 바이든 정부는 핵무장의 '핵'이라는 말만 나와도 기겁을 하고 핵무장에 대한 언급을 아예 막는다
그러나 미국을 무조건 따를 수는 없다. 최근 미국의 국제정치경제 판에서 보여준 '미국 우선주의'의 모습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냉전, 내지 중첩적다자주의 구도 속에서 한국이 자구책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날로 핵전력 태세를 공고히 해가는 북한을 이대로 묵과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한국은 미국에 대해서 정지조건부 핵무장론을 펼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지조건부'라는 것은 특정한 조건이 성취되면 그때 본 내용이 시작된다. 즉 정지조건부 핵무장론은 북한의 도발이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면 핵무장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것이고 지금은 핵무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어떤 조건이 정지조건이냐... 나는 제7차 핵실험이 핵무장의 정지조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개시하면 핵무장론 주장, 본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일단 전술핵재배치 내지 핵공유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전술핵재배치와 핵공유조차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때 정지조건부 핵무장론을 내세우면 명분이 확실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거부할 수 없는 압박으로 다가가기에 미리 언질을 주는 차원에서 유효하다. 즉 지금 단계, 현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을 꾀함에 있어서 윤석열 정부의 '정지조건부 핵무장'은 가장 좋은 스탠스, 캐치프레이즈,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
국제정세 전문가들 중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 같은 인사는 미국이 비핵화를 대북정책 뒷순위로 두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비핵화를 염두에 두기는 하되 비핵화를 첫걸음이 아닌 더 장기적인 목표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는 북한의 비핵화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본다. 북한의 비핵화는 한국과 미국의 소망적 사고일 뿐이라고 본다. 현재 국제정세는 북한의 비핵화를 되돌릴 수 없고 북한은 김정은 정권이 정권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핵을 전제로 하고 모든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본다. 상호확증파괴 전략이 기본 전략이 되면 오히려 대화와 협력이 원활해진다.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북한이 지금 전쟁 위협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나는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용인 받기 위해서 밑밥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본다.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진행 중이고 중국에 양안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전쟁 위협은 평시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북한으로서는 전쟁 위협을 하기에 매우 좋은 시기다.
북한이 저런 식으로 처신하면 어느샌가 '북한은 원래 저런 막나가는 나라다'라는 평판이 확고해진다. 그러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하마스 전쟁이 종식된 후라도 그 인식과 평판에는 변함이 없다. 언젠가 수행하게 될 제7차 핵실험을 보다 용이하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런 이익이 있어서 지금 북한이 계속 '입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시작되는 북한의 '입전쟁'은 어찌 보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발언 (북방외교 붕괴) 이후 벌어지는 당연한 수순이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이익의 크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막대한 이익을 보장하는 러시아 시장에서 한국은 퇴출되고 그 자리를 중국이 차지하게 됐다.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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