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튼스쿨은 ChatGPT 사용을 의무화
인공지능 윤리, 무엇을 권장하고 무엇을 막아야 할까?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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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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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이 현대 사회의 윤리 문제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을 사용할 때 이용자는 많은 편리함을 얻지만 그에 상응하는 윤리적 의무에 대한 인식은 충분하지 못하다. 우리 사회는 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미국의 와튼 스쿨에서는 한 교수가 오픈시험을 칠 때나 리포트 과제를 낼 때 ChatGPT 사용을 의무화했다고 한다.
시험 답안지를 작성하거나 리포트 과제를 낼 때 ChatGPT를 사용해서 문제가 되어왔다. 학생들이 ChatGPT를 가지고 답을 척척 내놓을 때, 교수들은 표절이라며 학생들을 꾸짖곤 했다. 그러면 학생들은 교수에게 "ChatGPT가 답할 수 없는 더 좋은 문제를 만드는 건 교수의 책임"이라고 반박한단다. 그 학생의 반박이 타당하다.
그런데 와튼 스쿨에서는 '역발상'으로 오히려 ChatGPT 사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대신에 학생들은 ChatGPT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학생들이 이를 밝히지 않으면 '학문적 정직 의무를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학생들은 그 결과를 다른 출처와 비교해 확인해야 하고 AI로 인한 오류나 누락에 대한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고 한다.
와튼스쿨 교수의 태도, 방침이 아주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자계산기 있는 시대에 전자계산기를 가지고 과학을 공부하는 것처럼. 인공지능 있는 시대에 인공지능을 가지고 과학(인문사회, 자연)을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엔간한 문제는 ChatGPT가 답을 다 한다. 학생이 주장하는 것처럼 ChatGPT가 곧바로 답을 할 수 없는 문제를 내어야 문제를 낸 의미가 있을 것인데, 그래서 "ChatGPT가 답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필자가 개인적으로 ChatGPT에게 물어봤더니 ChatGPT는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답할 수 없다"는 답변이 나왔다.
ChatGPT의 답변을 필자가 다시 해석을 해보자면 아마도 '가설적인 것'에 대해서 ChatGPT는 제대로 답을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ChatGPT는 가설적사고의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는 진정한 인간 사고와 지능, 도덕의 진화, 창의를 가져다준다.
과거 학생들에게 "어떤 주의 주도(capital)가 어디냐?"라고 질문을 했다면 이제는 "왜 주도는 그 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아닌 경우가 많은가?"라는 보다 진화된 질문을 해야 한다.
사실 "왜 주도는 그 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아닌 경우가 많은가?"라는 질문도 단순해서 ChatGPT 없이도 쉽게 답할 수 있고 ChatGPT를 쓰면 더 효과적으로 답할 수 있다.
그래서 교수는 학생들에게 가설적 사고를 해야만 하는 내용과 학생 개인의 고유한 경험이 필요한 내용으로 질문을 구성해서 학생들에게 물어야 한다. 그리고 ChatGPT의 사용내역을 공개하도록 하고.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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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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