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양력 2024년 2월 4일, 입춘이다. 오늘부터 갑진(甲辰)년 새해가 시작된다. 갑진에서 갑은 동쪽, 파랑색을 뜻하고 진은 용을 뜻하기에 갑진은 청룡이 된다. 그래서 청룡의 해다.
동북아에서는 새해 첫날이 언제인가를 두고 논의가 많았다. 역학적으로도 새해 첫날은 다양하다. 역학(易學)에는 여러 분야의 학문이 있는데 각 학문마다 1년의 시작점을 다르게 본다.
주역과 기문둔갑은 동지(子月)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고,
풍수와 오운육기는 대한(丑月)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고,
자평명리와 육임은 입춘(寅月)을 새해의 시작으로 본다.
동지, 자월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역학은 천시를 중요시 하고, 대한, 축월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역학은 지리를 중요시하고 입춘, 인월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는 역학은 인화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그렇게 본다.
자평명리학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입춘이 아닌 동지를 1년의 시작으로 보자고 소수설을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다. 필자는 명리학계의 통설에 따라 입춘을 연주의 절입일, 새해의 시작으로 삼고 사주팔자와 운명을 감정하고 있다.
명리학 (사주)은 365일을 대상으로 한다. 365일은 현상이다.
365일은 360(60X60)갑자를 가지고 풀이한다. 360갑자는 이치다.
이치로 보면 동지가 겨울의 끝 (winter solstice)이고 그때부터 다시 날이 길어지니 새로운 해의 시작이라 볼 수 있고 그런 논리로 연주의 절입일을 동지로 하는 것이 의당할 것 같다.
현상적으로는 동지 때는 아직 양기(陽氣)가 채 나타나지 않으므로 봄의 시작인 입춘이 새해 첫 날이 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현상을 따르되 이치를 알고 있어야 하겠다.
공자도 논어주소(論語注疏)에서 국가의 기초를 정하기 위한 안연의 질문에 "1년의 시작은 입춘을 1년의 시작으로 하는 하나라의 제도를 따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도 사람들의 운명을 감정해보면 입춘을 연주의 절입일, 새해의 시작으로 삼는 것이 운명감정의 적중률이 더 높다.
기문둔갑, 오운육기 등에서 새해의 시작을 동지나 대한으로 보기는 하지만 역학에서 자평명리학의 비중이 워낙 크고 중국 농경문화의 영향력과 공자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새해의 시작은 입춘부터라고 보는 것이 동양의 전통이다.
이렇게 동양학과 역학에서는 입춘이 새해의 시작이다. 즉 새 갑자(甲子), 새해는 입춘부터 시작된다.
2024년 양력 1월 1일부터 갑진년이 시작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갑진년 새해는 2024년의 입춘 절입일인 일인 2월 4일부터 시작된다.
국립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확한 입춘 절입 시각은 2024년 2월 4일 후 5시 27분부터다. 즉 2024년 2월 4일 오후 5시 27분까지는 새해가 아니고 묵은해, 계해년이고 2024년 2월 4일 오후 5시 27분 부터 새해 갑진년이 시작된다. 올해 2월 4일 오후 5시 27분에 태어난 아기가 갑진년 첫둥이다.
한편 음력1월 1일, 설날부터 새해가 시작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음력 1월 1일은 '새해'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새달'이 시작되는 날이다. 양력과 음력, 해와 달을 구별해야 한다.
절기력은 순양력이다. 일부 돌팔이 역술인들이 절기력이나 새해의 시작을 음력이라고 주장하고 음력을 쓴다고 주장하지만 엉터리 주장이고 절기력은 양력이고 새해의 시작은 양력으로 보고 입춘이 시작이다.
과거 역학자들은 처음에는 대통력을 기준으로 나중에는 시헌력을 기준으로 절입일을 파악했고 요즘은 편하게 국립 한국천문연구원의 천문 관측을 따른다.
역학을 믿건 말건간에 사실관계는 분명히 해야 한다.
백광부 신역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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