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인태전략, 미국의 원조 인태전략과 문재인 정부 신남방전략과 다른점

대통령실,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확정 발표
중국을 적대국이 아닌 협력 대상국으로 지정...원조 인태전략과 달라
한반도 국한 경제통상 협력 개념의 신남방전략보다 확대, 적극적 역할

이승훈 승인 2022.12.29 18:16 의견 0
12월28일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의 최종본이 확정,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는 원조(미국-일본판)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을 적대적으로 설정하고 중국을 포위하던 기조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하고 전략의 이름도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고 정했다.

대통령실은 28일, 한국 정부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외교 전략인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본을 공개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부터 인태전략 수립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서 큰 얼개를 공개했다.

'자유, 평화, 번영' 등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식하고 있는 '3대 비전'에 대해 김 실장은 "우리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법치, 인권 포함한 보편적 가치 수호하고, 규칙 기반 질서를 강화해나가고자 한다. 강압이 아닌 보편적 가치와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촉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법과 국제규범 바탕으로 분쟁 무력충돌 방지하고 대화 통한 평화적 해결 지켜지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 북한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계속하면서 인태지역 비핵화, 사이버안보 등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로섬이 아닌 공정한 역내 경제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경제네트워크 성장동력 확보하고 공급망 위기 대응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인태전략 최종본에는 이를 구현할 ▲ 규범과 규칙에 기반한 질서 구축 ▲ 법치주의와 인권 증진 협력 ▲ 비확산·대테러 협력 강화 ▲ 포괄안보 협력 확대 ▲ 경제안보 네트워크 확충 ▲ 첨단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 및 역내 디지털 격차 해소 기여 ▲ 기후변화·에너지안보 관련 역내 협력 주도 ▲ 맞춤형 개발협력 파트너십 증진을 통한 적극적 기여 외교 ▲ 상호 이해와 문화·인적 교류 증진 등 9개 과제가 담겼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전략'과 다른 점, 미국의 원조 인도·태평양 전략과 다른 점

앞선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 전략' 등에서 인도·태평양을 다루었지만 한반도 문제, 경제·통상 협력에 한정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한반도 문제, 경제·통상 협력을 넘어 자유와 연대를 글로벌 전략으로 투영해 양자·지역·전 세계 현안 관련 적극적·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하고 한국의 역할을 키우고 위상을 높인, 담대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미국의(아베가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원조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을 적대적으로 규정하고 중국을 포위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아세안(ASEAN) 동남아 국가들은 비동맹 기조의 국가이므로 중국과 척을 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의 원조 인도·태평양 전략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에게 러시아 제재를 요청했지만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이 무시하고 비동맹 기조를 고수한 것에서도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는 원조 인도·태평양 전략의 모순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번에 확정된 최종본에서 중국을 미국과 같이 협력 대상으로 정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해소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는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본과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내지 핵공유를 도모하는 정부 여당의 입장은 상충되고 있다. 이 상충된 기조를 정리해야 한다. 상충된 기조를 해결할 실마리는 북한에 대해 트리거 전략을 구사한 김대중 정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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