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의 죽음, 새로운 대러 제재는 구두선에 그칠 것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 변화는 없다

이승훈 승인 2024.02.21 23:07 의견 0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최근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푸틴의 암살로 추정되는 의문사로 세상을 떠났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미국이 대러 중대 제재 패키지 계획을 23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들 둘러싼 국제정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렉세이 나발니가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 과반을 넘기지도 못하고 패배하여 그의 정치력과 지도력에 한계를 보였지만 유력한 야권 정치인들이 푸틴에 굴복하거나 망명하는 가운데 나발니만 러시아 안에서 푸틴과 부패세력에 맞서 싸우면서 푸틴의 가장 큰 정치적 라이벌로 성장했다.

나발니의 정치력과 지도력의 한계는 서구와의 상호관계 속에서 극복될 수 있었는데 이것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이어진 나토와 러시아의 대결 속에서 나발니는 지도력을 키울 기회를 잃어버렸다. 서구와 완전히 단절되면서 나발니는 고립되었고 결국 이렇게 의문사 (암살) 당했다.

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의 발전과 민주화는 더 오랜 시간을 필요하게 되어 안타깝다. 나발니의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남편의 유지를 이어 푸틴과 맞서 싸우겠다고 나섰고 3월의 러시아 대선 결과를 서구가 받아들이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바이든은 나발니의 암살에 대한 새로운 대러 제재를 낼 모레 발표할 계획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대러 제재 성공의 관건은 유럽 나토국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 아세안을 포함한 제3세계의 동참인데 이들이 아메리카 우선주의 미국과 나토 편을 들어줄 리가 없다.

이렇게, 대러 제재가 성공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이번의 새로운 제재 역시 뭔지는 몰라도 그냥 구두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국제 정세의 흐름이 도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서구의 신봉쇄정책의 나비효과라고 보기에는 단순한 인과관계였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민족주의 감정을 이용하는 푸틴의 정치적 지배력을 키웠다. 민족주의 감정이 고취된 러시아인들은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푸틴에 대한 지지율을 더욱 높인다.

이처럼 러시아를 제재할수록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기려 할수록 푸틴의 러시아 내 지지는 더욱 강고해지는 평판 역학 관계가 존재한다. 서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단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그 뒤 신봉쇄정책을 어떻게든 수정해야 해결의 실마리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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