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34년 만에 역대 최고치...일본 경제 어떻게 볼 것인가?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잃어버린 40년을 향해 가는 일본

이승훈 승인 2024.02.23 18:38 의견 0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지수가 34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22일 닛케이지수는 장중 한때 39,156까지 기록하는 등 전날보다 2.19% 오른 39,098로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가 39,000선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거품경제 시절 때인 1989년 12월 29의 장중 사상 최고치인 38,957, 그리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38,915를 모두 갈아치웠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들어 16%가량 상승했다. 일본 증시의 활황은 탄탄한 내수시장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반으로 기업 실적 개선의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과연 전문가의 말대로 일본 경제와 내수 시장은 살아나고 있는 것일까? 잃어버린 30년+a를 되찾은 것이 맞을까?

일본에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의 투자와 외국 자본 유치가 전보다 활성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내수가 탄탄하다는 분석은 잘못됐다. 일본은 여전히 잃어버린 40년을 향해 가고 있다.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거시경제 측면, 일본은행의 소위 '양적완화'라고 하는 통화확장 정책이다. 통화를 확장하니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 대기업에게 큰 이점이 생긴다.

특히 일본 증시를 대표하며 주된 투자 대상이 되어온 대형 종합상사들은 엔저의 특수를 누릴 수 있다.

두 번째는 일본 당국의 권하고 있는 주주이익 제고 정책에 따른 자사주매입 확대 및 소액투자 비과세제도 NISA제도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시가 34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니 일본의 경제는 잘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주주이익 제고 정책은 좋은 정책이지만 통화확장을 통한 엔저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바로 내수가 붕괴된다는 점이다. 수출에 이익이 있으면 당연히 수입에 손해가 있다.

수출 실적이 국민경제의 전부가 아니다. 수출이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따라 증대된다면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고 고환율조작 (엔저)를 통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임으로써 수출이 증대된다면 부작용이 생긴다.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30년 이래 지속적으로 자국의 통화 가치를 추락시켜왔다. 그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자본과 노동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내수, 제조업 등이 취약해졌다.

그러다 보니 일본 당국은 수출을 통해 경제를 키워나가는 방법을 쓰게 되는데 이때 가장 손쉽게 수출을 올리는 방법이 환율을 높여, 자국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진작시키는 방법이다.

일본 경제에서 내수 대비 수출은 8대 2 정도다. 80%에 해당하는 내수의 희생을 담보로 20%에 해당하는 수출을 늘리는 단기 고육책을 지금까지 해오면서 일본 경제는 무너졌다.

일본 경제의 몰락을 보도하고 있는 독일의 2DF, 지난해 일본은 55년 만에 독일에 추월을 당했다


급기야 일본은 구매력 기준 1인당 GDP에서 한국에 뒤처지게 되었고 경제와 문화 군사력을 모두 평가하는 강대국 순위에서 한국에 밀려나는 수모를 겪는다.

지난해 4월 일본은행 총재가 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일본의 엔저 현상에 대해 셀프 디스를 하는 등 양적완화 (엔저) 정책에 변화를 줄 것 같은 인상도 주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다.

지난 15일,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실질 성장률(속보치)이 1.9%성장해 4조2000억 달러(3조9000억 유로)를 기록했다.

10~12월 분기 일본 경제는 전분기 대비 0.1% 감소해 2분기 연속 위축됐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경기 침체로 볼 수 있는 요건이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들은 일본의 기술적 경기 침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경제가 계속 추락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독일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55년 만의 역전이다. 독일과 일본의 경제 대국 순이가 바뀐 것은 독일 경제의 강세보다는 양적완화와 엔화 약세에 기인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일본이 실질 GDP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일본은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인해 잃어버린 4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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