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공원과 자칭 자유주의자들에 대한 실망

한국 민주주의, 결손민주주의 국가로 추락할 수도.

이승훈 승인 2024.02.25 23:57 의견 0
정율성로/사진=ACC 웹진


정율성 기념 사업이 모두 취소되지는 않았고 다만 축소되었다. 정율성 역사 공원은 그대로 조성하되 다만 그 외 각종 기념 이벤트 사업들을 축소, 중단한 것이다.

정율성 기념사업 문제로 매일 시끄럽게 하면서 모든 의제를 다 잠식해버릴 수도 있으니 광주시의 고민이 컸을 법한데 그럭저럭 적절하게 잘 타협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주의 입장에서 보면 정율성 사업에 대해서 막고 반대할 수는 없다. 자유주의 우파를 주장하면서 정율성 기념 사업에 반대하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모순이다.

자유주의 우파가 아니라 보수주의 우파라면 몰라도, 자유주의 우파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강고하게 견지하기에 정율성 기념 사업을 막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자유에도 한계가 있는데 그것이 국가 안보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되는 경우에는 자유가 제한된다.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에 관해서 말하자면...

김일성 김정은 찬양은 국가안보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될 수 없으므로 허용된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와 의사연락 하에 찬양했다면 제한되는 식이다.

정율성 기념사업이 국가 안보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된다고 보는 법조인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유주의는 그런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존중해서 자유주의다.

자유주의자를 자처하시는 어느 선배가 정율성 기념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을 보고 "충격이다. 자유주의자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봐도 자유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했더니...

어느샌가 페친 관계가 끊어져 있다. 내가 그 선배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선배의 주장이 자유주의와는 양립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한 것뿐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내가 정율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나는 정율성 기념사업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막아선 안된다고 말한 것뿐이다.

나는 정율성에 대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보기 싫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그걸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자유주의자로서의 신념, 신조의 문제다.

이 외에 이번 총선에서의 위성정당 건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EIU 데모크라시 인덱스 2024에서는 몇 포인트 추락해서 결손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지난 15일 발표된 EIU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민주주의 지표 2023에 따르면 한국은 2022년보다 0.1포인트 오른 8.1로 완전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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