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안귀령 친명 전략공천 비난하다 체면 구겨

안귀령의 언론윤리, 공직윤리 비난하지 못하고 정치 유튜버 처럼 행동

이승훈 승인 2024.02.26 22:43 의견 0
한동훈 위원장이 전략공천을 받은 민주당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을 비난하다가 체면을 구겼다. / 사진=오마이TV유튜브화면 캡처


한동훈 위원장이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안귀령의 전략공천을 비판하다가 체면을 구겼다. 한동훈 위원장은 26일, 안귀령 부대변인이 이상형 월드컵에서 차은우와 이재명 중에 이재명이 더 이상형이라고 한 것을 거론하며 '아첨꾼'이라고 비판했다.

친명들이 계속 전략공천을 받는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안귀령 부대변인이 작년 2월에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기웃기웃'의 '복수자들'에 나와 '외모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하며 "이재명 대 차은우" 질문에 곧바로 "이재명"을 골랐던 것을 근거로 든 것인데,

그러나 그 프로는 예능성이 강한 프로여서 패널들이 웃고 넘기는 상황이었다. 그러려니 하고 넘길 일을 억지로 꼬투리로 잡으니 바로 안귀령 부대변인의 반박에 머쓱해진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예능을 다큐로 받는다"면서 한동훈 위원장을 우스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아무리 국민의힘이 상황이 급해도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거나, 야당을 험담하는 것은 한 위원장이 하실 일이 아니다"라면서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말싸움에 골몰하기보다 국민의 민생을 위해 조금 더 신경 써 달라"고 말했다.

안귀령 부대변인이 비판받을 지점을 한동훈 위원장이 잘못잡은 것이다. 정치 유튜버들이나 할만한 발언을 집권 여당의 총선을 책임지는 사람이 하고 있으니 얼마나 부조리한가?

안귀령 부대변인이 비판받을 지점은 YTN에서 앵커로 일하다가 회사를 나온 뒤에 곧바로 10일만에 민주당에 입당한 것이다. 이것은 언론인으로서 직업윤리를 위반한 행위다.

언론계에서는 최소 퇴직후 6개월까지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내부적 윤리규범을 가지고 있다. 안귀령 부대변인은 당시 야권성향인 전국언론노조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언론의 중립성, 공정성, 책임성 등에 위배되는 행위이므로 비판은 타당하다.

언론계의 비판에 대해 안귀령은 자신이 정규직이 아니라 프리랜서임을 강조하며 "당장 내일 해고될지도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의 고용인일 뿐이며, 그런 사람에게 권언유착이라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그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그 반론은 프리랜서라고 하더라도 언론인이 곧바로 퇴직이후 정치활동을 하면 언론의 중립성, 공정성, 책임성 위반이라는 사실이 달라질 것이 없다는 점에서 이유가 없는 반론이고 자신의 개인적인 사정을 공적인 윤리, 의무보다 앞세운 반론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안귀령 부대변인에게 "공적인 윤리가 부족하고 기회주의적 처신을 한다"고 비판하고 "민주당이 이렇게 수준이 낮고 자질이 안되는 사람들에게 전략공천을 한다"면서 친명 공천 논란을 강조했으면 '일타쌍피'가 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동훈 위원장이 왜 저럴까? 왜 저렇게 조잡할까? 왜 헛삽질하고 계속 포퓰리스트 모습만 보일까? 왜 상대를 정밀하게 타격하지 못할까?라는 의문이 계속 든다.

어쨌든 민주당이 친명공천 논란으로 너무 망가지고 있으니 격이 떨어지는 한동훈의 발언도 판세에는 영향이 없다. 이번 총선도 과거와 다름없이 '누가누가 더 못하나'를 겨루는 판을 보여주고 있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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