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기득권 혁파 공천은 말장난, 미득권 공천일 뿐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상대의 실책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모습은 보기 괴로워

이승훈 승인 2024.03.08 13:31 의견 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를 넘어서서 10%p 가까이 국민의힘이 앞서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은 29%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은 약 1년 만이라고 한다. 민주당의 몰락은 이 여론 조사 뿐만 아니다. 여러 여론조사 기관이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 까닭은 바로 반문재인계, 친이재명계 중심의 공천, 이른바 비명횡사(非明橫死) 공천 때문이다.

오늘 이재명 민주당대표는 비명횡사 공천에 대해서 기득권을 혁파하는 공천이라면서 정당성,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말은 참 멋있게 한다.

이재명 대표의 비명횡사 공천으로 친문 기득권이 혁파되기는 했다. 그러나 기득권이 혁파되는 것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당내민주주의가 지켜지느냐다. 실질을 봐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를 개차반 만드는 공천을 기득권 혁파 공천이라면서 본질을 왜곡하는 말장난을 신어(新語, New-Speak)라고 한다. 신어는 말의 정치를 망친다.

신어의 말장난에 진지하게 말장난을 하자면, 이재명 대표는 수구 기득권 공천을 수구 미득권(未得權) 공천으로 바꿔놓았다. 기득권이나 미득권이나 수구 세력으로서 당내 민주주의를 말아먹는다는 점은 같다.

무당파의 입장에서 민주당이 저리 망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더이상 관심 쏟을 일도 아니지만, 한국의 후진적인 정당민주주의가 보기에 깝깝하다.

정치가 수준 높은 공방을 벌여야 보는 재미가 있지, 실책으로만 점수가 나서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처럼 수준 낮은 정치를 보는 일은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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