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7만3천달러대까지 돌파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에 최근 지속적으로 폭락하고 오늘은 하루만에 5%넘게 폭락하는 등 폭락세가 이어졌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17일 오전 9시 현재 24시간 전 대비 5.22% 내린 6만5937.60달러를 기록했다.
필자는 비트코인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가격변동성이 극심하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고 가용자산의 10% 이내에서 투자하라고 조언해왔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한 번 투자했으면 그 투자한 돈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10년 동안 잊고 살라고 조언해왔다. 그만큼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은 극심하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왜 이렇게 가격변동이 극심할까?
ETF 매수세 변화를 비롯해 기타 기술적 분석은 놔두고 경제 원리로 알아보면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이 큰 이유는 수요공급의 원리 때문이다.
가격이 상승해도 공급자가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없다면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의 양이 크게 늘지 않아 가격 상승이 심화된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해도 공급자가 생산량을 크게 줄일 수 없다면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의 양이 크게 줄지 않아 가격 하락이 심화된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다. 총 발행량은 2100만 개이고 2140년에 마지막 비트코인이 발행되면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다.
- 비트코인 거버넌스에서 하드포크를 통해 발행량(공급량)을 늘릴 수도 있지만 발행량을 2100만개로 한정한다는 기존의 이해관계를 가진 세력들이 발행량을 늘리는 것을 반대하려는 유인이 크기 때문에 비트코인 그 자체는 발행량을 늘리지 않는 것으로 유지될 것이다. -
이렇게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으니 (공급탄력성이 매우 낮으니) 가격변동이 극심해진다.
비트코인은 2020년 6월까지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즉 주가가 내려가거나 경제 불안정성이 커질 때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라가고 그 반대의 상황에서는 가격이 내려갔다. 이런 식으로 필자는 어렵지 않게 비트코인의 시세를 예측하면서 하락 시를 염두에 둔 인버스 투자를 조언해왔었다.
그러나 2020년 7월부터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위험자산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탐욕스러운 투자대상이 된 것이다.
필자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계속 우상향하면서 가격이 올라갈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변동이 극심할 것으로 봤기 때문에 2020년 7월 이후로는 단기 시세 예측을 포기했다.
한편 비트코인을 암호화폐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화폐로 기능하기에는 상황이 받쳐주지 못하는 부분이 많고 자산처럼 취급되고 있다. 이럴 때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을 거래 유통시키려하지 않고 월렛에 계속 보관하려고 한다.
이른바 호들링(Hodling)이라고 하는 것인데 호들링 역시 공급탄력성이 작아지는 요인이고 호들링이 많아지면서 공급탄력성이 작아지고, 그에 따라 가격의 변동성도 커진다.
그 외에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이 큰 이유들은 정보비대칭, 규제 이슈, 레버리지 투자 비중을 들 수 있다.
정보비대칭은 비트코인 커뮤니티 내부의 투자자들과 외부의 신생 투자자들 사이에 비트코인에 대한 정보접근의 수준, 지식 수준, 정보 처리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정보비대칭이 커지면 시장의 가격이 실제 가치를 반영하기 어려워진다. 정보가 풍부하고 시장참여자 다수에게 정보가 공유된다면 예상하는 가격 수준에서 차이가 나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 일부 집단에게 정보가 많고 또 다른 집단에게는 정보가 부족하다면 실제 가치보다 높은 수준에서 매수를 하거나 실제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매도를 하거나 하는 일들이 더 잘 발생한다.
비트코인 정보비대칭은 비트코인에 대한 진입장벽으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거래소들은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비트코인의 경우에는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레버리지 투자를 하니 당연히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그 외에 규제 이슈 역시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나라마다 규제 수준이 다르고 앞으로 규제 지침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불확실성을 키우며 가격변동성이 커지는 요인이 된다.
한편, 비트코인의 공급탄력성과 관련해서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면 공급량을 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의 블록체인 총괄인 폴 브로디(Paul Brody)는 "비트코인의 공급 제한이 글로벌 비축 통화로서 비트코인의 유용성을 제한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세계 통화 시스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면, 채굴 한도를 설정해 공급량을 제한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디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는 시스템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는 대부분 경제학자가 동의한다.” 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주류경제학파 의 하나인 오스트리아 경제학파는 일체의 화폐적 인플레를 반대한다. 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이 지향하는 지점은 오스트리아 학파의 관점을 따르고 있다.
필자는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입장을 따르지 않더라도, 적어도 비트코인이 기존의 각국 법정통화, 달러와 공존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반드시 비트코인이 공급량을 늘리지 않아도 비트코인의 유용성은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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