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2국가 해법'이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

국제정치 전문가들 'state minus'로 인한 정책목표 발산작용과 평판 고려 부족

이승훈 승인 2024.03.19 23:44 의견 0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의 변화 과정 / 사진=MSNBC방송화면 캡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10월 7일 하마스의 불법 침공으로 개시된 이래 다섯 달 넘게, 라마단 기간에도 지속되고 있다.

전쟁은 언제 끝나고 팔레스타인 사태는 언제 종식될까?

하마스 침공 이후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여온 이스라엘은 바이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작전을 진행하면서 최근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애초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내부 정세상 이같은 상황은 예견된 일이다. 바이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가능하면 빨리 휴전 내지 종전시키려고 했고 네타냐후는 어떠한 시간적 물적 비용을 치르더라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하마스를 소탕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바이든과 네타냐후의 입장을 절충해서 가급적 빨리 휴전하는 대신에 하마스가 다시 국제법을 위반하고 침공하면 그 때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하마스를 근절시키겠다는 선언을 국제사회에 선포, 각인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즉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의 구조인 트리거 전략 정책을 쓰는 것이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원칙으로 알려진 '2국가 해법'이 작동되기 어려운 이유들이 있다고 말한다.

2국가 해법은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게 된 정책이지만,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2국가 해법이 왜 그렇게 실현하기 어려운지에 대해서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의 국가를 형성하는 것을 막는 주요 문제가 이스라엘의 점령인데 현재 2국가 해법이 적용되는 땅에는 팔레스타인이 국가를 지을 수 있는 토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팔레스타인 영토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주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 이주자의 수는 이제 약 70만 명에 이른다. 점점 더 실현 불가능하게 되어 간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이스라엘이 외압에 의해 군사 지배를 끝냈다고 해도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 심각한 분열이 있다는 점 때문에 2국가 해법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승인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Palestinian Authority, PA)는 2국가해법을 지지하는 한편, 무장정파 조직인 하마스는 이스라엘 국가의 전복, 파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의 전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하마스라는 정파가 실재하고 그들이 이스라엘 국가를 반드시 파괴시켜야 한다는 상황에서 2국가 해법은 이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수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런 점 때문에 2국가 해법을 단계적으로 구현해나가야 한다는 주장들을 내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그 한계주의적 해법마저도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를 비롯한 다수의 이스라엘인들은 네타냐후의 'state minus'를 전제로 2국가해법을 말하기 때문이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이 state minus가 만들어내는 정책목표의 발산 측면을 보지 않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2국가해법을 사실상 부정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17년에 팔레스타인 분쟁 해법으로 팔레스타인이 'state minus'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tate minus'가 무엇인지 네타냐후가 정확히 정의하지는 않았지만 군사력이 배제된 '비무장 국가'를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국가해법을 통한 해결책을 서구 사회가 밀어붙이는 만큼 온건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인기는 점점 더 떨어진다. 이스라엘에 이용당한다는 평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인기가 떨어지면 반대급부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기가 올라가기 때문에 사태해결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2국가해법의 정책적 딜레마다.

정책이라는 것이 정책목표(outcome)에 수렴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발산하는 구조가 되면 그 정책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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