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경영과 계약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한 모습 보여줘
이승훈
승인
2024.05.20 16:03
의견
0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에 보내는 반박문에서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 그 발언을 보면서 이번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민희진 대표는 19일 “안녕하세요. 민희진입니다.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개인의 입장에서 글을 씁니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는 왜 하이브와 싸우고 있는지를 짐작케 하는 민희진 대표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 중에서 문제시 되는 부분을 보면
"그렇게 투자를 받아 일을 시작하는 것이 죄도 아니고, 초단기간 내 이미 투자를 받은 금액의 10배 이상을 갚았으며, 금전으로 계산되지 않은 막대한 가치로 되돌려 줬음에도 최초 투자를 받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왜 배신자니, 자아비대니, 찬탈이니 어이없는 프레이밍에 걸려 들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민희진 대표의 고백을 보니 회사를 민희진 자신이 설립한 것인양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기 보다는 경영과 자본주의 논리, 사회 질서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한 것을 보여준다.
애초에 하이브가 회사를 설립했다. 하이브가 지분 100% 가진 것을 가지고 민희진에게 우대를 해주기 위해 지분 20%와 경영권, 즉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주었다.
이렇게 지분 20%를 준 것을 어도어 회사 자체를 넘겨준 거로 볼 수는 없다. 민희진도 자신을 월급받는 신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하이브는 그 80%의 지분을 행사하는 것 뿐이다. 임시주총은 어떻게든 열리니까 그 80%의 지분이 실질적 지배권이고 그 실질적 지배권 안에는 위임된 경영권에 대한 통제권도 있다.
민희진 대표는 이 약속을 어겼다. 민희진 대표가 더 원하는 게 있으면 허구한 날 계속되는 진지한 '배임 농담'을 할 시간에 하이브와 협의를 하든가. 처음부터 자기회사를 차리고 투자를 받았어야지 월급 사장이 민희진처럼 저러면 안된다.
필자가 봤을 때는 이사회 2명을 하이브측 이사에서 민희진측 이사로 교체해준 것도 하이브가 선의로 믿고 해준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찬탈? 경영권이 민희진에 있기에 경영권 탈취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변호사나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실질을 보지 않고 형식에 집착하면 궤변에 빠진다.
기어이 형식적으로 표현하자면, 민희진에게 경영권이 있기 때문에 민희진은 경영권 탈취하려는 시도를 한 게 아니라 "위임된 경영권에 대한 통제권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했다"고 할 수 있겠다.
배임여부는 소송에서 밝혀질 일이지만 아무튼 혐의와 정황은 충분하다. 적어도 민희진은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와의 신뢰 관계를 저버렸다.
하이브가 설립한 회사를 민희진 본인이 설립하여 투자받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몰라서 그런 것일까 알면서 그런 것일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필자도 예술을 사랑하고 한때 스타일리스트의 꿈도 꾸었지만 어쨌든 저렇게 계약을 개차반 취급하면서 말을 지어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이승훈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 평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