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갑질의혹 보도, 언론 윤리 지켜지지 않는 모습 우려된다
사실 확인되지 않은 의혹, 감정 여과 없이 일방적 전달은 언론윤리 위반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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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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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령'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아내와 함께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직원 감시부터 해서 훈련사에게 개 밥그릇을 핥아먹으라고 했다는 주장까지.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인 주장들이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일부 직원들의 충격적인 고발 인터뷰만 계속 나오고 당사자인 강형욱 대표 부부들의 목소리가 전혀 보도되지 않는다. 사건이 보도된 지 벌써 5일째다. 그런데 강형욱 대표의 입장이 아직도 한 마디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
강형욱 갑질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 일방적으로 강형욱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만 받아서 비난 의견들만 보도하고 있고 인터넷 댓글이 일방향으로 몰려가는 것을 다시 또 인용하면서 악평판을 자가발전시킨다. 강형욱 대표가 갑질을 한 것이 빼도 박도 못하는 진실인 것처럼 됐다.
그런데 만약 그 여직원들의 고발이 사실이 아니라면? 뭔가 매력적이고 뭔가 충격적인 제보가 들어오면 언론은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나서 평판을 훼손당하는 상대방의 입장을 인터뷰로나 뭐로나 확인해서 보도하는 것이 언론 보도의 기본이고 언론 윤리다.
그런데 지금 강형욱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을 보면 그런 언론 윤리를 지키는 보도가 보이지 않는다. 설령 강형욱의 갑질을 고발하는 직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강형욱의 입장을 인터뷰로나 뭐로나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것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물론 강형욱 대표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서 논란을 키운 측면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든 언론들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일방의 제보만 받아서 쓰고 "강형욱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이렇게 한 줄로 처리하며 공정성 문제를 피하는 것은 정상적인 언론 행태가 아니다.
단일한 출처를 피하고 주변의 여러 취재원을 확보해서 팩트와 공정성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강형욱 대표의 인터뷰가 없다고 해서 강형욱 대표의 입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형욱 대표의 입장에서 사실 관계를 입체적으로 구성해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 직원들의 제보는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았거니와 제보 내용이 선정적이고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구체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일방의 제보, 의견들이 인터넷 댓글과 결합하여 자가발전하면서 악평을 키워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어떤 언론은 이렇게 자가발전된 인터넷상의 악평, 주관적인 감정들을 소개하며 보도하기도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주관적인 느낌, 감정의 보도는 최소화하고 가급적 건조한 객관적인 사실을 추려서 전달해야 한다.
『강형욱 길어지는 침묵…SNS에 비난 쇄도 "치가 떨려" 』이런 제목으로 네티즌들의 일방적이고 과격한 감정을 그대로 소개하면 언론 윤리 위반이다.
그리고 보도 내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사 내에서 잘 드러나게 해서 독자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강형욱 대표는 오늘 (23일) 입장 발표를 하기로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직 입장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언론들은 일단 자제하고 기다려야 한다.
사실, 요즘 언론사 보도를 보면 [팩트체크]라는 표제어를 달고 나오는 기사들이 많이 보이는데 팩트체크는 당연히 모든 기사를 내기 전에 수행해야 작업이라서 팩트체크라는 것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팩트체크라는 표제어를 달고 나오는 것은 한국 언론들이 사실 확인에 소홀하고 공정성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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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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