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승자의 기억으로 기록된다. 기억으로 기록되는 탓에 왜곡된 기억이 개입되기 십상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왜곡된 기억의 역사는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역사가 아닐까 한다. (이하 직책 존칭 생략)
오늘 23일 노무현 사망 15주기를 맞이해서 민주당 등 야권은 대대적인 추모식을 벌이고 윤석열 탄핵과 연결시키려는 중이다.
과연 노무현의 행적이 그토록 높이 평가될만한 역사였나? 필자는 동의할 수 없다.
노무현의 행적을 한 번 보자.
-----------2002.12 대통령 당선 ------------
2003.7 노무현과 문재인, 대북송금 특검으로 햇볕정책의 근본 파괴, 북핵 기정사실화.
2003.8 정몽헌 자살
2003.8. 행정비서관 정상문 내정
2003.8 "십 원 한 장" 발언
2003.9 신자유주의 본격 추진 농업개방에 이경해 칸쿤서 할복자살
2003.10 김주익 자살
2003.11 대북송금 특검에 반발해 민주당 분당, 열린우리당 창당
2003.11 부안 시위 과잉 폭력 진압
2003.12. 선봉술 장수천 사건
2004.3 남상국 자살
2004.5 이라크 파병, 미국의 전쟁범죄(preventive war)에 동참
2004.6. 김선일 씨 억류 중에도 파병 정당성 역설한 끝에 김선일 씨 참수 피살
2004.6 분양가 원가 공개 반대, 강남·판교에서만도 30조 원 폭등, 전국 부동산 대폭등
2004.7. '봉하대군' 노건평, 남상국 뇌물 수수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노건평 "추석선물" 변명.
2004.11 로스쿨법과 사학법 빅딜. 노무현 "로스쿨법은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이다"발언.
2004.12 노동법 개악 비정규직 양산 (이목희 등) 총파업 폭력진압
2004 대규모 환율조작
2005.7 "X파일의 본질은 도청" 발언
2005.7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으로 영남 독재 정권 추진
2005.7 "한나라당과 열우당은 다를 게 없다"발언, 박근혜 칭송, 박근혜 영입 시도
2005.8 인터넷실명제 추진, 사이버검열 강화
2006.2 한미 FTA 공식화
2006.5 대추리 사태 과잉 폭력 진압
2006.5 "부산정권"발언 (문재인), 지역차별 인종차별 방조
2006.6 노무현 "정권 재창출 의무 없다" 발언 (이명박과 영남정권 추진 의혹)
2006.9 대북송금 특검 결과 결국 북한이 핵실험 재개
2006.11 바다이야기 파문
2006.12 고건 저격 발언 "실패한 인사"
2007.3 손학규 저격 발언 "보따리장수"
2007.7 홈에버 노동자 강제 연행, 과잉 폭력 진압
(문민정부 이후 현 정부까지 통틀어 역대 최대 노동자 구속, 역대 최대 폭력진압 사망 정권)
2007.8. 신정아 변양균 열애 파문 부정 의혹 격화, 노무현 "요즘은 깜도 안되는 의혹들이 춤을 춘다" 발언
2007.9. 변양균 부정 의혹 사실로 확인돼 정책실장 사퇴
2007.9. 김병준 정책실장, 정두언에"노무현은 정동영 후보를 밀어주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발언.
2007.10 남북정상회담
2007.12 대선
2007.12 세모 유병언 1000억 대 부채 탕감 참여 정부 커넥션 의혹
2007.12. 성완종 2차 사면
2008.2 BBK 특검 종료 (이명박 밀어주기, 영남 독재 정권 지원)
2008.2. 전시,환란을 제외한 평시에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중산층이 가장 많이 감소. (중산층 학살자)
2008.3 김용철 폭로 사건 삼성 비자금 특검 종료, 삼성 일가 '면죄부' 발급
----------------- 퇴임 후 --------------
2008.7 청와대 기록물 서버 이전 논란
2008.12 노건평 구속, 징역 2년 6월
2009.4 정상문 전 청와대 행정비서관 노무현 퇴임 이후 노무현 정치자금 및 생활비 마련 위해 재직 중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원 횡령 발각
2009.4 권양숙 소환 조사 노정연 13억 수수 징역 4월(집행유예 1년) 노건호 500만 불 수수
2009.5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으로 노건호, 권양숙 뇌물 사건 수사 중단
2011.11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통합. (이해찬, 문성근, 문재인 입당)
2012.12 "문재인은 부산경남의 대통령" 발언
2012.4.12 총선, 대선 패배
노무현은 한두 번도 아니고 임기 내내 실정으로 일관했고, 임기 후에도 상식 이하의 논란을 계속 일으켰다. 민주와 진보를 철저히 배반했다.
필자는 노무현 정권 당시 민주노총에서 기관지 노동과세계의 편집장을 하고 있었고 노무현 정권 백서를 기록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노무현은 그야말로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것이 범민주진영 전체의 평판이었다. 말년의 한 자릿수 지지율은 열린우리당의 일부 최측근들이 지지해 준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갑자기 자살을 한 것으로 평판이 완전히 180도로 바뀌었다. 자살이 위에서 나열한 반민주, 반민중, 반진보로 일관된 행적, 노무현의 실정을 조금도 바꿔주지 못하는데도...
오히려 그 모든 행적 가운데 가장 나쁜 행위가 자살인데도 그 자살이 노무현을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
그나마 필자가 노무현을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추진해서 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 줬다는 부분이다. 어쩌면 이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은 노무현의 그 모든 실정을 상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은 신자유주의를 절대악으로 마타도어 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박정희 역시 쿠데타로 집권해서 많은 민주진보 인사를 탄압하여 한국의 민주주의를 말아먹은 것도 모자라 수차례 환란을 일으켜 한국의 경제까지 말아먹은 '경제역적'급의 대통령인데도 정반대로 '경제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나마 필자가 박정희를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원조경제를 탈피해서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생산 소비 저축 투자 생산'의 국민경제 순환 사이클을 만들었다는 부분이다.
후진국이 후진국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국민경제의 순환 사이클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경제의 순환이 이뤄지려면 '잘 살 수 있다'는 확신, 신뢰 자본을 국민경제 참여 주체들이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믿고 저축하고 믿고 투자를 해야 한다.
국민 모두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부분은 박정희의 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제 정책에서는 실정이 계속됐다. 박정희의 경제 실정과 환란의 역사는 IMF의 'Silent revolution'에 잘 기록돼 있다.
진영논리로 왜곡된 기억의 역사가 팬덤 정치를 만들어 한국 정치를 4류, 아니 5류로 처박고 있다. 진영논리가 현실을 왜곡한 대표적인 한국 현대사가 바로 노무현과 박정희의 역사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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