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화폐 논쟁, 쓸 데 없다...재정통화정책과의 관계에 주목할 뿐

비트코인이 화폐냐 아니냐 논쟁은 쓸 데 없는 논쟁
재정통화정책과 비트코인의 관계에 주목해야 할 뿐

이승훈 승인 2024.07.10 06:19 의견 0




비트코인에 내재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비트코인 거래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비트코인이 내재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달러화나 엔화 등 법정화폐와 다르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나 달러화나 엔화같은 법정화폐나 모두 내재가치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법정화폐에 내재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은 법정화폐가 지불수단으로서 국가가 국채 등을 통해 약속하고 있고 국가의 약속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내재가치가 있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내재가치가 없으니 네덜란드 튤립 사태처럼 거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거품이라는 것은 내재가치와 실재가치의 괴리가 계속 커지고 그 괴리를 유지할 수 없을 때 가격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인데

법정화폐나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에 거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나 가격의 급등락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재가치는 없지만 가격은 있기 때문에 가격이 쌀 때 달러화나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비쌀 때 매각하면서 이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화폐냐 아니냐 (화폐냐 자산이냐라는 논쟁 포함)라는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화폐가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역설적으로, 투자대상이 될 수 있고 화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선언한 엘살바도르에서 실제로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급등락에 자산 성격이 있기 때문에 화폐로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화폐는 사용을 해야 하는데 자산은 오를 것을 예상해서 보유함으로써 사용을 막는 상충 구조가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화폐가 될 수 없다고 확언할 수 없고 지금으로서는 모르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화폐가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는 100년이 지나도 1000년이 지나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쓸 데 없는 짓입니다.

다만 비트코인이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무력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주목하고 미국 등 제1세계의 보호주의와 중국 등 제3세계의 신자유주의의 대립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측면을 주의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각각의 경제적 입장에 따라 비트코인에 대한 태도가 다릅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미국과 독일(유럽) 등은 비트코인을 팔고, 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제3세계는 비트코인을 삽니다. 왜 이럴까요?

전문가들은 미국과 독일 등은 부채와 재정 압박에 비트코인을 현금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럴 수도 있는데 피상적인 이유입니다. 비트코인이 오를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제 발전 수준 따라 비트코인 보는 관점이 다르다"고 봅니다만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경제정책이 어떠냐에 따라 비트코인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정부가 돈을 찍어내는 재정통화정책을 무력화 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돈을 찍어내면 사람들은 비트코인 구매를 늘리게 됩니다.

미국과 독일(유럽)의 경우 반신자유주의 거대정부로 적자재정 확대 스탠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돈을 마구 찍어내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독일 정부는 비트코인에 적대적인 스탠스를 취하게 됩니다.

돈을 마구 찍어내는 정부라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비트코인 팔자 스탠스' 내지는 '비트코인 무력화 스탠스'를 취합니다.

미국과 독일이 저렇게 반신자유주의 거대정부 정책을 쓰게 되면 비트코인에 적대적 스탠스로 이어지고 약소국들은 이러한 미국과 독일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비트코인에 우호적 스탠스를 취하게 됩니다.

미국에 대항해서 약소국들, 제3세계를 규합해서 2050년 이후의 세계패권을 도모하는 중국은 당연히 신자유주의 개방 스탠스를 취합니다. 중국이 최근에 비트코인 규제 완화 정책을 낸 것은 그래서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더 심하게 반신자유주의 정책을 끌고 갈 전망입니다. 대통령에 트럼프가 되든 누가 되든 미국의 적자재정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유럽)은 적자재정에다가 유로화의 경우는 2010년 0,6유로/달러에서 지금은 0.9유로/달러로 유로화의 가치가 계속 추락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나마 미국의 경우는 아메리카 우선주의, 리쇼어링 덕분에 적자재정이 심해져도 달러화의 가치가 유지된다. 물론 그만큼 전 세계에 민폐를 끼치게 됩니다.

이렇게 미국과 독일(유럽)이 적자재정으로 돈을 찍어내면 약소국은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생깁니다. 금을 매수하거나 비트코인을 매수하거나 하면서... 이런 식으로 강대국의 적자재정이 심화되면 금 시세와 비트코인 시세는 기본적으로 올라가게 되어있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변동이 심하고 하방 압력이 커지기도 합니다. 미국과 독일(유럽)정부가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으로 차익실현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을 매각하고 큰 정부를 가져가려고 하니 당분간 비트코인이 하락하는 압력을 받게 되는 식입니다.

이런 비트코인의 시세, 장기 단기 변동은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최장기를 두고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믿지 않는' 수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비트코인을 믿거나 말거나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고 본인의 책임이고 결과를 받아들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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