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제제로 먹고사는 유튜브 '렉카'들의 패악질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10일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른바 '렉카 연합'이라고 불리는 무리가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겠다며 수천만 원을 뜯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라큘라는 '렉카 연합' 중 한 명이고 대놓고 사적제재를 선언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가급적 이들 '렉카'들을 거론하지 않는 것을 편집 지침으로 하고 있는 본지는 렉카 연합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카라큘라'만큼은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거론한다.
카라큘라를 비롯한 이들 렉카들의 패악질 결과 쯔양은 본의 아니게 그간의 사정 등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쯔양은 유튜버 활동 전 만난 남자친구에게 폭행·협박을 당하고 이후로 번 돈도 다 빼앗긴 사실과 함께 부끄러운 사생활을 공개했다. 쯔양은 이러한 사생활을 공개하면서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을까?
그러자 카라큘라는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의 아들을 걸겠다고 했다.
카라큘라는 "저는 제 두 아들을 걸고 유튜버로서 살며 누군가에게 부정한 돈을 받아먹은 사실이 없다. 그것을 제가 지금껏 유튜버로 살며 유일한 삶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다"면서 "정규 콘텐츠는 잠시 중단하고 반박 자료와 해명 영상을 빠르게 만들어 올리도록 하겠다"라고 11일 말했다.
아들을 걸겠다니? 카라큘라의 아들은 카라큘라가 소유한 물건인가? "아들에게 부끄러움 없이 살겠다"라고 해야지 아들이 물건인가? 카라큘라의 이 발언만 놓고 봐도 그를 정상적인 규범의식을 가진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 사람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사람이다.
카라큘라는 "사회정의를 위해 범죄자들을 단죄하고 사적제재를 한다"고 주장하면서 큰 호응과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이들이 그간 행해온 사적제재는 치졸하고 선택적 자의적이었다. 사적제재 자체가 국가의 형벌독점권을 무너뜨림으로써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행위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호응을 받고 많은 후원금까지 받고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우려스럽다.
급기야 이들은 쯔양의 불행한 과거를 빌미로 사생활을 공개하겠다며 수천만 원을 거론하며 공갈 협박을 한다. 이들의 본성과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필자는 지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사적 제재 사건에 대해 논평하면서 단 한 번도 이들 사적제재를 일삼은 유튜버와 그 채널을 언급하지 않았다. 평판경제신문은 언론사로서 언론윤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사적제재 유튜버와 그 채널을 언급하면 노출에 더 유리해져서 더 많은 조회수와 구독자를 얻을 수 있지만 이들을 더 키워주는 일이 되기 때문에 그들을 언급할 수는 없다.
20년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함께 개똥녀 사건은 온라인 사적제재의 위험성을 세계에 알린 사건이다. 이로써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윤리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다니엘 솔로브 워싱턴법대 교수가 '평판의 미래'라는 책을 저술하는 계기가 됐다.
다니엘 솔로브 교수가 예견했던 '평판의 미래'는 지금 '평판의 현재'가 됐다. 그런데 '평판의 현재'는 다니엘 솔로브 교수가 예견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오염됐다. 소위 '사이버 렉카'들의 수익활동과 연계되어 사회질서를 어기는 이들에게 큰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솔로브 교수도 이 일은 예견하지 못했다.
결국 "피해자를 위해서 '정의'를 구현한다"는 명분은 수익을 위해 피해자를 콘텐츠로 이용하고 소비하는 심각하게 반사회적인 일로 이어진다. 이것이 카라큘라, 쯔양 협박 사건의 본질이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필자는 이전의 칼럼에서 사법시스템의 개선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적제재에 환호하는 대중들의 법감정도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법시스템이 너무 관료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그러나 대중이 법논리를 오해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사법부가 대중과 소통하는 '법률 리터러시' 즉 법논리와 사법시스템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며 소통하는 활동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사실 일부 형사 사법 정책은 시대적 상황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대륙법계 국가인 한국은 다른 대륙법계 국가들보다 형량이 더 엄중하다. 이는 많은 대중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경합범 누범에 대한 형량, 경제사범에 대한 형량은 낮은 편이다. 특히나 소년범 체계에서 기준 연령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시대가 발전하고 사회가 변화함에 따른 의학적 물리적 여건이 달라졌다.
또 대륙법계는 영미법계보다 형량이 낮은데, 이 낮은 형량을 보안처분을 통해서 보충을 해줘야 한다. 쉽게 말해 흉악범이 징역을 짧게 살고 나와서 복수를 한다면서 피해자나 신고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과연 경찰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겠나 하는 문제다.
영미법계 국가는 보안처분이 약한 대신 형벌이 강하고 대륙법계 국가는 형벌이 약한 대신 보안처분으로 보완해준다. 그런데 대륙법 국가인 한국은 이 보안처분이 너무 약하면서 형벌이 약한 것을 제대로 보완해주지 못한다.
사적제재를 없애고자 한다면 구조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적제재는 계속해서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언론의 조회수 장사에 대한 문제다. 필자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사적제재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 번도 해당 유튜버나 그 채널을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언급해 주면 그 유튜버, 채널이 주목을 받아 더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언론 현실을 보면 이들 사적제재 유튜버들을 언론이 언급하면서 사적 제재를 방조하는 게 현실이다. 서로 공생관계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언론윤리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행위다. 언론사는 사적제재 유튜버와 채널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공개를 삼가야 한다.
유튜버 렉카, 사이버 렉카 같은 사적재재는 국가 형벌권을 무력화시킨다. 정부는 이들 반사회 활동을 하는 렉카들의 수익활동뿐만 아니라 후원금 모집활동도 제재하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
경찰은 당장 카라큘라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공갈 협박 혐의를 수사해야 한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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