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이끌어 온 민중가수 김민기 선생이 21일 별세하셨다.
올해 초 한 다큐 프로그램에서 김민기 선생이 조명되었다. 다큐는 생전 “난 뒷것이야. 너네는 앞것이고"라면서 자신을 낮추며 후배들을 위해, 대중문화 발전을 위해 숨어 살다시피한 선생의 일생을 담담히 조명해 주었다.
70년대 민중가요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김민기 선생을 다들 꼽는다. 그 명성으로 선생은 화려한 인생을 살 수도 있었다.
그런데 왜 80년대 이후 그는 왜 뒤로 물러나서 노래도 그만두고 세상의 영광을 멀리했을까? 아마도 어쩌면 김민기 선생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브레히트(1898~1956)
나치와 파쇼의 학살에서 살아남은 브레히트의 슬픈 시를 떠올려 본다면 1980년대 전두환 군부의 5월 광주 학살에도 살아남은 개인들 자신이 미울 수 있다. 박종철을 보고 이한열을 보고서도 자신이 미울 수 있다.
누구를 희생시켜 살아남은 강한 자인 자신이 미운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학살에 대항해 힘을 내는 강한 자가 되지 못하고 무력한 자신이 미울 수도 있고, 어쨌든 자신이 미운 법이다. 살아남은 것은 오직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자신이 미워진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연장선에서 어떤 카페는 한때 운동을 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시를 올리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아마도 김민기 선생은 이런 거들먹거림이 부끄러워 뒤로 물러난 것이 아닐까?
김민기 선생의 명복을 빌며 선생의 사주와 함께 선생의 지난 인생을 되돌아본다.
김민기 선생의 사주. 생시는 무인시 혹은 기묘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재격패인의 고급 사주가 된다.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 가수들은 식신상관을 쓰거나 식신상관(食神傷官)이 강하다. 식신상관은 말빨, 재주, 인기, 화려함, 자유분방, 방종을 상징한다.
그러나 민중가수의 인생은 일반적인 연예인 가수들의 인생과 다르다. 사주 또한 그러할 것이다. 아침이슬의 은둔형 민중 가수 김민기 선생의 사주는 예의 그러했다, 식신 상관이 없다.
김민기 선생은 1951년 3월 31일생이다. 庚金일주가 木기가 강왕한 卯月에 태어났고 지지에 木火기운이 강왕하다. 辛金 겁재가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약 사주에 재격패인(財格佩印) 사주로 보인다. 재성(재물과 화려함)이 많은 곳에 인성을 옆에 차고 앉아서 재물을 멀리하며 명예가 높다는 격국이다.
재성용겁(財星用刧)사주일 수도 있다.그러나 재성용겁 사주라면 용신인 겁재에 힘이 없어서 격이 많이 떨어진다. 재격패인 사주라면 지지에 관성이 있어서 격이 높아진다.
재물이나 권력과 화려한 인기와는 인연이 없고 은둔하듯이 살아온 인생에 명예가 높으니 재격패인 사주일 가능성이 높다. 즉 시주에 천간에 인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시주 천간의 인성이 용신이다.
그렇다면 戊寅시 아니면 己卯시 출생이 아닐까 한다.
관인상생(官印相生)도 인성을 쓰고 재격패인도 인성을 쓰지만 관인상생은 권력과 지위가 함께하지만 재격패인은 명예가 홀로 높다.
김민기 선생은 서울대학교에 미대에 입학했지만 졸업 이후에 미술 활동이나 교편을 잡지 않은 채 막노동이나 공장 취업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는 것을 봐서 10대 후반에는 대운이 좋아야 하고 20대 후반부터는 대운이 나빠야 한다.
사주를 확인해보니 과연 일반적인 연예인 가수와는 다른 사주이고, 딱 그대로 10대 후반에 인성운이 왔고 20대 후반부터는 식신상관운이 왔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인성을 쓰는 재격패인 사주로 보인다.
아무튼 김민기 선생의 사주에는 식신상관도 없고 식신상관을 쓰지 않는다. 즉 연예인 가수와는 정반대 대척점에 있는 사주다.
1994년 극단 학전(學田)을 창단하고 2000년대 들어서 연극연출가, 제작자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여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괴테 메달을 수상하기도 한다. 이때가 인성 대운이다.
말년에 비견겁재 희신 운이 와서 다시 사회적으로 조명 받는다.
김민기의 아침이슬... 필자가 대학교 다닐 때 민주화 운동, 시위하면서 많이 들었다. 혹자는 좀 처지는 느낌이 있다는 이유로 '운동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시위할 때 부르는 '운동가'로 딱 좋은 노래라고 본다. 시위를 하면 매 순간 격정에 넘칠 수는 없고 한 번쯤 숨을 고르는 순간이 있고 또 파하고 내일 다시 보기로 하는 때가 있다.
그때 아침이슬을 부르면 묘하게도, 시위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절처봉생(絶處逢生)의 노래랄까?
올해 김민기 선생의 대운은 甲申대운 세운은 甲辰세운이다. 甲의 기운이 매우 커지는 때이다. 즉 용신 戊를 충하는 힘이 크다. 己卯시라면 용신 己를 합거한다. 용신이 충을 받거나 용신이 합이 되면 흉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민기 선생의 사주 생시는 아무래도 좋다.
명리학, 사주의 진정한 목적은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되돌아보는 데에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의 인생의 일관됨을 조명할 때 사람들은 겸손해질 수 있고 배울 수 있다. 인성(印星)의 힘이다.
배우는 것은 순환하는 힘을 가지며 또 다른 삶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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