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로19개국, 호주, 한국, 영국 실업률 추이 / 사진=OECD
Z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 다음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대략 90년대 중후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태어날 때부터 휴대폰과 소셜 네트워크를 겪은 디지털 원주민,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다.
최근 다수의 해외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자가 이 Z세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장 청년층에서 비공식적으로 일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관광 및 요식 산업의 일자리가 얼어버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모바일 다음으로 이 세대를 정의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ILO는 지난 5월 27일 세계 노동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현 청년층을 '봉쇄 세대(Lockdown Generation)'라고 부르면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용이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학업이나 직업훈련의 중단 등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발발 직후 청년층에서 6명 중 1명이 휴업이나 실직을 겪었다는 조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세대연구로 알려진 싱크탱크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코로나19에 의해 즉각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소매업에 종사하는 미국 근로자가 전체의 약 4분의 1이라면, 16세에서 24세 사이는 거의 반이 집중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이 중 24%가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고위험 산업에 종사한다.
타임지는 인터넷판 5월 21일자에서 Z세대 연장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2020년 졸업생의 불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1997~8년생은 유치원에 있을 때 911테러가 터지고, 중고생일 때부터 학내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성인이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인종 갈등을 거치며 대학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자국민이 13만 명 이상 사망하는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린다.
미국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4월에 전체 실업률 14.7%와 비교하여 20~24세 실업률은 25.7%로 코로나19 이전보다 7배나 뛰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영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CNN은 5월 13일 영국 런던 컬리지 대학 합격을 기다리며 구직활동을 하던 17살 윌 머렐이 코로나19가 강타한 이후 모든 일정이 중단된 채 부모님과 집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는 사례를 들면서 Z세대의 불안한 상황을 짚었다.
영국인 생활표준지표 조사기관인 레졸루션 재단은 5월 영국에서 올해 경제가 14%가량 위축되고 실업률은 9%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18~24세의 실업률은 작년 10.5%에서 올해 27%로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35~44세 사이의 15%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Z세대가 입는 경제적 타격은 실업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ANZ (Australia & New Zealand Banking Group, Ltd.)의 캐서린 버치 수석 경제학자는 청년층을 위한 13억 달러 규모의 연수생 보조금 정책이 충분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호주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GDP의 17.7%에 달하는 경제부양 패키지를 풀어냈음에도 불구하고 Z세대의 4분의 1이 정부 임금지원을 위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다.
포츈지에 따르면 호주는 코로나19의 타격 이전에도 세대 불평등이 미국이나 영국만 아니라 싱가포르, 일본 홍콩보다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지역에서 대표적으로 청년 실업에 대해 우려하는 곳이다. ILO 자료를 바탕으로 한 세계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인도네시아의 15세~24세 실업률이 17%로 이미 브루나이(30%) 다음으로 가장 높다.
인도네시아는 고용이 불안정한 비숙련의 비공식 분야 종사자가 약 50%에 이르는 데다가 디지털 기술 도입이 취약해 코로나 대유행 이후 고용이 더욱 불안해질 전망이라고 CNA가 인터내셔널 온라인판 7월 8일자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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