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협의회 ‘의대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 각하

"의대 교수인 신청인들이 처분의 상대방이라고 볼 수 없다"

유종민 승인 2024.04.02 21:15 의견 0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법원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각하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2일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입학정원 증원처분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집행정지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처분은 교육부 장관이 의대 입학정원을 정하기 위한 일련의 단계적 행위"라며 "증원 배정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기에 의대 교수인 신청인들이 처분의 상대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 배정받지 못한 대학의 의대 교수인 신청인들의 경우, 이 사건 각 처분이 신청인들의 교수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상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봤다.

또 "신청인들이 주장하는 '양질의 전문적인 의학교육을 하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을 제한할 권리 또는 이익'이라는 것이 이 사건 각 처분의 법규에서 대학교수에게 인정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령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의해 전문적인 의학교육을 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각 대학의 교육 여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각 대학의 시설 구비 및 적정한 교원 수 확보 등을 통해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사 수 증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피해는 사실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불과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관한 정부 정책을 바로잡을 이익은 일반적·간접적·추상적 이익을 주장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근거로 처분의 취소를 구하거나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들 가운데 나온 법원의 첫 판단이다.

지금까지 의대 증원 발표에 반대하며 제기된 소송은 총 6건으로 이번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33명외에도 △전공의·의대생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수험생·학부모 △부산대 전공의 △의대생·의학전문대학원생이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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