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와퍼 판매종료 '노이즈 마케팅'의 득실

소비자들이 "마케팅 팀장 시말서 엔딩이면 좋겠네"라고 하는 이유

이승훈 승인 2024.04.09 18:00 의견 0
버거킹 코리아가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고 알렸다. 사실일까? / 사진=버거킹코리아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 코리아가 4월 14일부터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혀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와퍼는 버거킹의 대표 브랜드라는 점, 버거킹 글로벌 본사에서는 와퍼 판매 종료를 알리는 내용이 없고 개기일식과 관련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점을 보아서 버거킹 코리아의 노이즈 마케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버거킹 코리아 본사에서는 논란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고 버거킹 코리아의 주요 SNS 채널에도 별다른 해명이 없다.

현재까지는 리뉴얼하는 와퍼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서 구제품을 단종한다고 내세운 '노이즈 마케팅'으로 보인다.

만약에 와퍼를 진짜로 판매 중단한다면 이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가맹점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다.

그러나 만약에 리뉴얼을 홍보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면 버거킹 코리아의 평판에 상당한 손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판관리를 하면 마케팅 부문과 충돌이 잘 일어난다. 마케팅은 당장의 이익을 쫓지만 평판관리는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이때의 충돌을 해결해야 할 것인데, 해외에서는 대체적으로 평판관리자를 마케팅최고책임자(CMO)보다 더 높은 직급으로, CEO와 거의 동급으로 두어 평판관리자가 마케팅최고책임자를 지휘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케팅 담당자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대중·소비자의 관심은 대중·소비자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광고·홍보 마케팅을 할 때는 반드시 '대중·소비자의 관심사'와 '자사가 알리고자 하는 내용'의 공통분모, 접점(Engagement)를 확보하여야 한다.

인게이지먼트, 공통분모가 확보되지 않은 채 광고·홍보가 진행돼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바로 서경덕 교수의 독도 홍보다.

▶참조: 잘못된 애국심...'독도는 우리땅' 시끄럽게 알리기

마케팅 책임자는 대중·소비자가 관심 자산을 헛되이 소비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그들이 관심 자산을 투여해서 광고를 보고 정보를 습득한 결과 그들의 소비 효용을 보다 더 향상시키도록 한다는 것이 평판관리자의 전략적 관점이다.

노이즈마케팅은 마치 극약(Drug)을 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평판에 손상을 준다.

그래서 노이즈 마케팅은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을 알리는 데에 종종 쓰인다. 즉 기존의 충성스러운 고객의 관심 자산을 희생시켜 새로운 고객을 모으는 데에 쓰인다.

노이즈 마케팅이 특별히 효과를 보이는 부분이 바로 기존 제품에 부정적인 평판이 많을 때 그 부정적인 평판을 그대로 알리고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에서 이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울 때다.

그래서 평판관리자는 노이즈 마케팅을 경영 관리할 때는 반드시 시장 전체, 기업 전체의 차원에서 봐야 하고 지금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인한 관심, 소비자들의 수고로운 관심에 대한 보답을 해주겠다는 선의, 공공성을 확보한 뒤에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부정적인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여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겠다는 계산이 섰다면 노이즈마케팅을 해도 된다.

그렇지 않으면 노이즈 마케팅은 하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피곤해진다.

물론 버거킹 코리아를 소유한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노이즈 마케팅이 장기적으로 손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단기 이익을 위해서 기획한 것일 수도 있다.

버거킹 코리아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비롯한 시장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인가?

단지 리뉴얼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노이즈 마케팅의 명분이 좀 약하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마케팅 팀장 시말서 엔딩이면 좋겠네"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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