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을 벗어나 살 수 있는 인간 타입 세 가지

퍼블릭, 프라이빗, 셀프 인터레스트...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이승훈 승인 2024.04.13 23:22 의견 0
최규석 작가의 만화 <송곳> 중 주인공 구교신


"노조활동에 앞장섰던 인간이 회사를 차리면 제일 먼저 박살내는 것이 노조인 게야... 대가리에서 똥구멍까지 철저히 각인된 속물적인 본능에 기인하는 것이 바로 위선인 게야. 실제론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서도 남에게 보여줄 땐 상반된 연기를 하는 게야. 그래야 살아갈 수 있는 게야.

이러한 위선을 벗어나 살 수 있는 인간은 딱 두가지 타입인 게야.

욕얻어 처먹고 손가락질 받는 걸 감수하면서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인간.

항상 존경받고 칭송받으면서 본인은 철저히 배고픈 삶을 살아가는 인간."

만화 <송곳> 중 주인공 구교신이 물질적 욕망과 위선에 대해서 한 말이다.

욕얻어 처먹고 손가락질 받는걸 감수하면서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인간은 private-interest만 추구하는 인간이고

항상 존경받고 칭송받으면서 본인은 철저히 배고픈 삶을 살아가는 인간은 public-interest만 추구하는 인간이다.

그러나 위선을 벗어나 살 수 있는 인간 타입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신자유주의적 인간, self-interest를 추구하는 인간이다.

▶ 참조: 김밥으로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

신자유주의자들은 이 세상에 인격을 가진 사회라는 것은 없고 오직 개인 밖에 없다고 본다. 그리고 이 개인은 존엄성에서 모두 동일하고 개성에서 모두 다르다고 본다. 바로 '이중적 인관관'이라는 것이다.

모든 하나하나의 개인들이 모두 존엄하기에 한 개인은 다른 개인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심지어는 공동선 앞에서도, 공동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어떤 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면 그 공동선은 유보돼야 한다고 본다. 바로 '해(害)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그 어떤 개인도 피해를 보아서는 안된다는 '해의 원칙'아래에서 교환과 거래의 원칙이 도출된다.

신자유주의는 모든 개인들이 저마다의 물질적 이익, 욕망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왜냐면 인간 생존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적 이익, 욕망을 추구하는 수단이 바로 교환과 거래다. 존엄하고 자유로운 모든 개인은 교환과 거래를 통해서 이익을 본다.

이렇게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 아래에서 모든 개인은 위선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물질적 욕망과 이익 타인의 물질적 욕망과 이익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편입하는 개인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교환과 거래의 경쟁이 더욱더 심화되면서 약자들은 더 큰 이익을 보고 완전경쟁에서 약자들은 가장 큰 이익을 본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미국같은 제 1세계가 피해를 보고 제 2·3세계, 후진국, 약소국이 이익을 보게 되는 이유, 세계가 점점 더 평등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류의 역사이고 경제학이 증명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한국이 FTA에 참여한지 20년이 지났다. 진보좌파와 보수우파 보호주의자들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FTA를 저주했지만 아이러니하게 신자유주의 세계화 FTA를 통해 한국은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다만 2015년 시리아난민사태, 이어진 트럼프의 집권과 미중 무역전쟁, 바이든의 디커플링 디리스킹 정책의 여파로 현재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바로 '클럽'과 '장벽'의 출현이다.

바이든은 지난해 대중 디커플링 정책은 거뒀지만 여전히 장벽은 존재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위축되니 결국 손해는 약소국들이 보고 이익은 미국이 본다. 이 문제는 다음에 다시 보기로 하자-

저 혼자 미국에서 교수질 하면서 호의호식하는 주제에 민중을 배반하는 강남좌파를 옹호하고, 청년을 비난하고, 자본이 부족한 민중들이 대가리 터져가면서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을 '후지다'며 고매한 말씀을 하는 강남좌파 순이같은 사람이 바로 위선적 인간의 전형이다. 그 민중들의 물질적 욕망이 없었다면 자신은 존재하지도 못했을 주제에.

참고로 <송곳>의 구교신이 언급한 노조에 관해서도 신자유주의자들은 위선적인 태도를 극복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노조에 관해서는 모든 노조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파업권)은 철저하게 최대로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그에 대응하는 사업자의 직장폐쇄권, 대체인력투입권, 자유해고권 역시 철저하게 최대로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 이전에 해고된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안전망이 촘촘하고 강력하게 마련돼 있어야 한다. 이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이 노조와 노동시장을 위선없이 대하는 태도다.

한국은 노동3권을 부정하려는 보수주의자, 사용자의 대항권을 부정하려는 진보주의자, 그리고 사회적안전망에 관심없는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들의 위선으로 생겨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전체 노동자의 90%에 해당하는 비정규직노동자, 중소기업 노동자, 비임금근로자들을 차별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만큼 사회적안전망을 강조하는 정치경제사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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