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코리아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14일 와퍼를 판매 종료한다고 밝힌 다음 날인 15일,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대로 새로운 '뉴와퍼'를 공개했다.
이번 뉴와퍼의 품질은 불맛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은 단품 7100원, 세트 9100원으로 리뉴얼 전과 같은 가격이 책정됐다.
버거킹 코리아는 이벤트도 진행해 15일부터 21일까지 불맛을 특화해 리뉴얼한 '뉴와퍼' 단품 7100원짜리를 4000원에 판매한다.
온라인상의 여론만 보았기 때문에 전체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여론은 노이즈 마케팅을 개시했을 당시보다는 좀 누그러졌지만 않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분위기가 존재한다.
그러나 만약 뉴와퍼의 가격을 리뉴얼 전보다 높게 책정했다면 많은 비난이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많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버거킹 코리아의 이번 노이즈 마케팅은 많은 주목을 받고 악평 대비 홍보효과를 극대화 한 점을 들어 마케팅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는 견해가 있을 법한데, 전에도 말했다시피 마케팅 관점과 평판관리 관점은 다르다.
노이즈 마케팅에 많은 비난이 나왔던 것은 사실이고, 그 경험과 기억이 인터넷상에서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라 단지 리뉴얼을 홍보하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면 그 노이즈 마케팅의 부정적인 기억으로 인한 악영향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인터넷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터넷상에서 맥락을 잃고 파편화된 기억, 경험들이 거의 영구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악평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터넷이 없었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평판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니엘 솔로브 교수가 '평판의 미래'라는 책에서 강조한 바 있다.
한국에서 평판관리와 평판관리사가 처음 소개된 것이 지지난 박근혜 정부 때 도입한 '신직업 프로젝트'에서 였다.
당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남양유업의 대리점주 폭언 사건 등이 발생해서 큰 논란이 일었지만 회사에 대한 영향은 잠시뿐이고 특별한 평판 회복의 노력 없이 회사가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당시의 악평과 좋지 않은 기억은 새로운 사건으로 인한 위기 시에 어김없이 나타나서 악평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버거킹 코리아는 노이즈 마케팅에 대해서 사과를 하기는 커녕 아직까지 최소한 유감의 표시조차도 없었다. 아마도 위기를 그냥 넘어가려는 '외면'의 평판관리 전략을 택한 것 같다.
평판관리 전략 중에 '외면' 전략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이다.
"버거킹 코리아가 노이즈 마케팅을 해서 비난을 많이 받았대, 나도 어이 없더라"라고 하는 그 기억들이 버거킹 코리아가 잘못을 했을 때 다시 살아나서 버거킹 코리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평판경제신문 발행인 겸 기자. 레마코리아 대표이사. 문화정책학·과학기술정책학 박사 과정 재학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경제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통합하는 포스트자유주의 이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평판경제신문
이승훈
jake.seungh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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