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애국심...일본상품 불매운동

품질 좋은 일본상품 많이 쓰는 것이 애국 애민의 길

이승훈 승인 2024.03.04 22:35 의견 0

3.1 절을 맞이하여 한국 사회에서 횡행하는 '잘못된 애국심'을 보여주는 행태 3가지를 추리고 지난 1일에 칼럼을 올렸다. 하나에 다 쓰려고 했지만 글이 길어져서 나눠 쓰게 됐다.

첫째는 '독도는 우리땅' 둘째는 '일본상품 불매운동' 셋째는 '토착왜구론'이다. 셋 다 모두 매국 매민의 결과를 초래한다.

지난번에 쓴 '독도는 우리땅'이 문제 있다는 칼럼을 요약하면, 세계인들에게 독도는 우리땅을 알리는 광고 홍보를 하면 독도를 두고 한국과 일본이 분쟁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 실효적 지배를 의심받게 되면서 한국의 독도 영유권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국제평판관리 차원에서 보면 그냥 일본의 도발을 무시하고 독도 관광 상품이나 잘 만들어 세계에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광고 홍보를 할 때는 반드시 광고 내용과 상대방의 관심사와 공통분모를 만들어서 (Engagement) 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독자, 수용자들을 불쾌하게 해서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애국을 한다면서 하는 행위들이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행위가 된 탓에 객관적으로는 '잘못된 애국심'이 되며 '매국 매민'이 된다는 내용이다.

물론 주관적으로는 그런 잘못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매국 매민의 의도를 가졌을 리는 없겠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에티켓을 길러야 하겠다.

그럼 이제 두 번째,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보자.

일본상품 불매운동 역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주관적으로 '애국한다'는 생각으로 했겠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매국 매민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독도는 우리땅' 홍보가 상대방, 제3자인 세계인을 배려하지 않아서 매국 매민의 결과를 만들어냈자면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경제원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매국 매민이 결과가 나왔다고나 할까?

일단, 먼저 아래의 사진 하나를 보자.

미국과 중국이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자 중국인들이 미국상품 불매운동을 했었다. 그러자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한국인이 미국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중국인을 보고 "어리석다", "애국이라고 착각한다"며 "인간은 (경제원리를) 배워야 한다"고 조롱하고 있었다.

미국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중국인들이 어리석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물론 미국회사들도 중국에 상품을 팔지 못해서 손해를 본다. 그러나 미국상품 불매운동은 미국상품을 파는 회사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의 생존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중국인 전체의 후생을 떨어뜨리는 자학행위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여기서 중국인을 한국인으로 바꾸고 미국상품을 일본상품으로 바꿔보자. 그렇게 나라를 바꿨다고 해서 불매운동이 어리석은 애국 행위라는 점이 달라질까? 달라지지 않는다.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한국인들은 어리석은 애국 행위를 한 것이다.

이렇게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의 상품을 홧김에 불매운동 하는 것은 스스로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자학행위이고 어리석은 애국행위, 매국행위이고 매민행위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그 나라가 일본이 되면 갑자기 사고가 멈추고 논리회로가 망가진다.

이것은 아마도 르상티망(Ressentiment, 질투와 원한이 섞인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원한이 커서 합리적인 판단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평소의 한국인을 보고 있노라면 르상티망 외에도 경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수출은 무조건 좋고, 수입은 무조건 나쁘다는 잘못된 인식. 수출이 무조건 좋고 수입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 나쁘다는 점을 일일이 모두 설명하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필자의 지난 칼럼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우리가 경제 행위를 하고 수출을 하고 수입을 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잘살고 잘 살기 위해서다. 수입을 통해서 가장 효용을 많이 주는 상품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전체 국민들의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다.

게다가 효용이 극대화된 수입은 또 수출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면서 경제의 규모와 경제 영토를 점점 키워간다. 사실 한국은 그간 수출지상주의에 매몰되어 경제 정책이 운용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수출과 수입은 비근한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70~80년대는 내수경제가 보잘것없었기 때문에 수출지상주의 경제정책을 써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내수경제의 비중이 커지므로 수출지상주의는 바람직하지 않고 매국매민의 결과를 만든다. 수출과 수입은 같이 커야 한다

특히 고환율정책을 쓰면서 수출증대 정책, 수출대기업을 위하는 정책을 쓰면 낙수효과가 사라지면서 서민과 경제적 약자들에게 크나큰 타격을 준다. 이명박 정부 때에 낙수효과를 강조했으나 낙수효과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가 매우 심한 고환율정책을 통해서 수출증대 정책을 썼기 때문이다.

이렇게 국제 부문, 수출과 수입은 한 나라의 경제 규모와 경제영토를 키우면서 비교우위의 혜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제2 세대 무역이론), 규모의 경제(제3 세대 무역이론), 기술의 외부성 (폴 로머의 내생적성장이론)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그래서 일본상품을 덜 쓰고 한국상품을 더 쓰자는 차원에서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다면 그것은 '수출을 많이 하면 무조건 옳고 수입을 많이 하면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경제원리를 잘못 이해해서 나온, '결과적으로' 매국·매민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애국운동이 절대 아니다.

수출을 많이 하면 무조건 옳고 수입을 많이 하면 무조건 나쁘다는 발상으로 경제 정책을 썼다가 나라가 망가진 사례를 한 번 보고 경제 원리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루마니아의 경제를 망친 차우세스쿠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경제 원리에 무지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가 수출 증대, 수입 통제를 통한 수출 지상주의 경제 정책을 쓰다가 국가 경제가 몰락했다.

결론적으로 일본상품 불매운동을 말하자면, 한국경제를 더 어렵게 하고 한국인들을 더 힘들게 하는 어리석은 자학행위다. 국적 불문하고 최대한 만족스러운 효용을 주는 상품을 쓰는 것이 한국인들에게, 그리고 한국경제에 이익이다. 그 상품이 일본의 상품이라면 일본의 상품을 쓰는 것이 한국에 이익이다.

개방경제에서 불매운동은 난센스다.

다음 칼럼에서는 나도 한 방 너도 한 방 죽창 들고 싸우자는 토착왜구론 역시 잘못된 애국심이라는 내용의 칼럼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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