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애국심...오타니 선수와 비교되는 안산 선수의 인종주의 차별행위

이승훈 승인 2024.03.17 13:08 의견 0
한국을 방문한 오타니 쇼헤이 선수와 그의 아내. / 사진=오타니쇼헤이 SNS


3·1절을 맞이해서, 한국사회에서 횡행하는 '잘못된 애국심'을 보여주는 행태 3가지를 소개할 계획을 세우고 2가지를 소개했었다. 첫째는 '독도는 우리땅' 알리기, 둘째는 일본상품 불매운동.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마지막 셋째는 토착왜구론 (토착왜구, 매국노 척결운동)이다.

독도는 우리땅을 알리는 것이 애국행위인 것 같지만 사실은 매국·매민행위이고 일본상품 불매운동도 마찬가지로 애국행위인 것 같지만 사실은 매국·매민행위다.

아래 링크에서 관련 칼럼을 다시 소개하니 못 읽으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세 번째 주제인 토착왜구론은 사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많아서 다루기가 꺼려졌다. 지난 정부에서 한 정치인이 '죽창가'를 언급하면서 토착왜구론을 정치적 진영 나누기에 끌어댔기 때문이다.

토착왜구란 일본인을 왜구(倭寇)로 비하해서 부른 데에다가, 한국 내에서 소위 '친일파'라는 특정 정치 성향의 한국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토착'왜구로 부른 것이다.

'토착왜구론, 토착왜구 척결운동, 매국노 척결운동이 잘못된 애국심의 발현'이라는 논리는 간단하다. 특정한 정치적 문화적 집단을 구분하고 비하하면 인종차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토착왜구론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1965년 UN에서 채택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관한 국제 협약에서 '인종화(racialization)'개념에 따라 생물학적 인종 개념을 문화적 인종 개념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일본인을 "왜구"라고 지칭하고 국내의 '친일파'들을 "토착왜구"라고 지칭하면 인종차별에 해당한다.

즉 흑인종, 황인종, 백인종 등 생물학적 이종 인종 사이에서의 차별만이 인종차별이 아니라 생물학적 동종 인종 사이라도 가문이나 민족이나 종족에 기원을 둔 어떤 구별, 배척, 제한, 우선권이 있으면 인종차별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다이어트 습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적으로 구별하고 배척해도 인종차별에 해당한다. 지역차별도 인종차별에 해당한다.

안산 선수가 일본 향 음식점 주인과 손님들을 "매국노"라고 비하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사진=안산선수 SNS


일본인들과 한국의 소위 친일파들을 "왜구", "토착왜구"라고 집단적으로 지칭하고 구별, 배척하면 당연히 인종차별이다.

"죽창가"를 거론하고 "토착왜구를 척결하자"고 하면 세계인들이 봤을 때 볼썽사납다. 나라 망신이다. 차라리 '친일파 척결'이라고 하면 괜찮다.

이 글을 쓰기 전 전 양궁 국가대표인 안산 선수가 광주 시리단길에 있는 한 일본 향 식당 주인과 손님들에 대해서 "매국노"라고 비하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안산 선수의 발언은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라는 잘못된 애국심의 발현에다 '토착왜구론'이라는 잘못된 애국심의 발현이 중복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한 대학교수는 '토착왜구론'을 참신하게(?) 확장시킨 '잔존왜구론'을 설파하여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토착왜구론, 잔존왜구론을 설파하는 A교수는 1945년 해방 후 일본에 가지 않고 잔존한 일본인들을 '잔존왜구'로 비하하고, 이들 '잔존왜구'가 해방 당시 70만 명이었는데 이들의 후손이 현재 한국 내에 950만 명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A교수는 이들 '잔존왜구'들이 일본 맥주 등 일본 상품을 소비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논리와 사실관계를 분석, 비판할 가치도 없는 황당한 주장인데 이런 황당한 주장이 최고 명문 대학교를 나온 대학교수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

잔존왜구론을 주장하고 있는 한 대학교수


안산 선수와 A교수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한국은 가장 좋아하는 나라"라고 말한 것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대하는 외교적 처신을 한국인들이 신랄하게 비판할 수는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게 대하는 외교적 처신을 한국인들이 신랄하게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을 일본 정부와 함께 싸잡아서 그들의 인신을 비난하고,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고 심지어는 인종차별까지 하는 행위는 정말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하는, 국제적으로 낯 뜨거운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달리 매국노, 매민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라를 망신시키는 사람들이 매국노이고 매민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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